▲ 황창규 KT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
황창규 KT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요구에 '상식밖', '수준이하'라는 단어를 써가며 불편했던 심기를 드러냈다.

 황 회장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 전 수석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광고감독 차은택씨 인맥인 이동수·신혜성씨 채용과 스키단 창단 제안 등 청와대의 지시사항 등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우선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더블루K의 '연구용역제안서'와 'KT스키 창단 계획서'가 들어있는 봉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제안서는 전혀 우리가 수용할 수 없다는 '상식 밖'의 이야기였다"고 털어놨다.

 안 전 수석으로부터 피어링포털이라는 벤처기업이 KT에 사업 적용가능한지 검토해봐달라 요구에 대해서는 "내용 자체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VIP 지시사항'이라고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확실히 기억은 안나지만, 어쨌뜬 그런 '수준 이하'의 제안을 계속적으로 이야기하고 검토해달라고 하는 것을 볼때 그런 느낌은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한 안 전 수석의 말에 압박보다 의논한 것이 아니냐'는 변호인 신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경제수석이 대통령 지시사항이고 요구사항이라고 하는 데 부담감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안을 거절한 것은 KT 기업가치와 맞지 않고 더더군다나 '상식에 맞지 않는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동수 씨를 채용하게 하고 보직 변경까지 요구한 데 대해서도 "경제수석이 사기업체에 IMC 본부장으로의 보직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안 전 수석의 부탁을 받고 이 씨가 부적격임에도 어쩔 수 없이 IMC에 발령을 냈나'는 신문에 단호하게 "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보직 변경을 요청해왔기 때문에 대통령 관심사항이고 또 경제수석이 누차 부탁을 해와 거절하기 상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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