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고유한 가치를 찾는 가치재창조 선도사업이 군·구의 베끼기와 기존사업을 답습한 예산 타내기 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제지해야 하는 인천시는 자격이 미달된 사업들을 1차 심사에서 통과시켰고 2차 심사에서조차 이를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시에 따르면 최근 42건의 인천 가치재창조 선도 사업 제안 공모를 실시해 3차례 심사 끝에 ‘정서진 피크닉 클래식’ 등 총 7건의 대상사업을 최종 선정했다.

인천 가치재창조는 인천의 최초·최고, 인천의 고유한 가치와 절대 우위 경쟁력을 찾아 발전시켜 실용적인 가치로 만들어 가는 전략 사업이다.

시는 최종 선정되는 우수 선도 사업에 건별 최대 3억 원에서 최소 5천만 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문제는 사업에 지원한 군·구들이 인천의 고유한 가치와 경쟁력을 찾기보다는 다른 지방자치단체 사업을 모방하고 기존 사업을 답습하면서 사업 취지가 많이 퇴색됐다는 데 있다.

연수구가 추진한 문학산부터 고대 해상 대외교역의 중심지였던 능허대에 이르는 ‘백제 사신길’ 조성은 충청남도가 지난해 7월 먼저 진행한 사업으로 명칭이 똑같다.

연수구는 지난해 12월에서야 사업 연구에 착수해 이번 선도 사업에 지원했다.

중구가 제시한 ‘이야기가 있는 개항장 테마가도’ 조성도 기존 근대역사문화 회랑 탐방로를 잇는 사업의 연장으로 계획됐다.

중구는 새로운 가치를 찾는 사업을 진행하기 보다 인천역∼차이나타운∼신포동∼자유공원까지 2.3㎞ 탐방로와 다른 거점들을 연결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 두 개의 사업은 7건의 최종 대상 사업에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1차, 2차 심사를 통과했다.

최종 선정된 사업 중 서구의 ‘정서진 피크닉 클래식’ 선도사업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정서진에서는 음악축제와 해넘이 행사 등 이벤트성 축제가 자주 개최되고 있어 특색 없는 공연 행사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서구는 인천지역 교회에서 한국최초로 클래식이 보급됐다며 문화도시 이미지를 구축해 정서진에 대한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사업 구상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각계각층의 전문가 20명이 인천의 가치재창조 선도사업 심사를 진행했다”며 “특히 최종 심사에서는 청중평가단 100명이 참여해 공정한 심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주재홍기자/jujae84@joongboo.com

▲ 사진=연합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