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용의자, 아파트 옥상 내 물탱크 건물 위에 시신 유기

▲ 30일 새벽 실종된 초등학생 A양이 시신으로 발견된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에서 감식을 마친 과학수사대원들이 현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지난 29일 실종신고가 접수된 A양은 실종된 한 공원 놀이터 인근 아파트 옥상 물탱크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중부일보/윤상순기자
인천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8살 여자 초등학생이 흉기에 찔린 채 시신이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는 10대 이웃으로 피해자를 유괴 후 살해한 뒤 자신이 사는 아파트 옥상에 시신을 유기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17·여)양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A양은 전날 오후 1시께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B(8)양을 꾀어 유인한 뒤 공원 인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휴대전화를 빌려주겠다며 친구와 공원 내 놀이터에서 놀던 B양을 유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B양 부모는 집 밖으로 놀러나 간 딸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귀가하지 않자 같은 날 오후 4시 24분께 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다.

▲ 8살 여자 초등학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는 A(17)양이 30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연수경찰서에서 나와 유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경찰은 신고 내용을 토대로 여성청소년계 직원과 강력팀 형사들을 투입, 공원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용의자인 A양의 인상착의와 신원을 특정했다.

 이후 A양이 사는 것으로 추정된 아파트 내 30여 가구를 탐문 수사해 그의 부모를 찾아낸 뒤 같은 날 오후 10시 35분께 집 주변에서 A양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A양을 체포하기 5분 전 이 아파트 옥상에서 숨져 있던 B양을 발견했다. B양의 시신은 발견 당시 대형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아파트 옥상 내 물탱크로 추정되는 별도의 건물 위에 놓여 있었다. 시신 일부는 흉기에 의해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같은 아파트 단지 내 다른 동에 사는 이웃이었다. A양은 10대 미성년자이지만 학교에는 다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B양은 전날 낮 12시 44분께 친구와 함께 자신이 다니는 초등학교 정문에서 나와 바로 옆 공원 놀이터에 잠깐 머물렀다.

 당시 B양과 함께 있던 친구는 경찰관에게 "친구가 엄마한테 연락해야 한다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휴대전화를 빌려 써야겠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B양은 불과 4분 뒤인 낮 12시 49분께 A양이 사는 아파트 라인의 엘리베이터에 탔다. 당시 엘리베이터에는 A양과 B양 둘뿐이었다. 

▲ 시신이 발견된 인천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 옥상 물탱크 시설 모습. 연합

 A양은 B양을 데리고 16층인 이 아파트의 13층에서 내린 뒤 자신의 집이 있는 15층까지 걸어 올라간 것으로 경찰을 추정했다.

 둘이 함께 A양의 집에 들어간 지 2시간여 뒤인 오후 3∼4시께 A양 혼자 1층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아파트를 빠져나가는 CCTV 영상이 확인됐다.

 경찰은 A양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는 흉기를 그의 집 내부에서 확보하고 시신 발견 장소를 통제한 뒤 현장 감식을 벌였다.

 A양은 경찰에 체포된 뒤 범행 동기 등을 진술하지 않고 있으며 그의 부모도 변호사를 선임한 후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횡설수설하고 있다"며 "일단 미성년 피의자인 점을 고려해 유치장에서 잠을 재운 뒤 오늘 오전부터 다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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