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공개한 자율주행차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30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서울모터쇼'에서 자사가 개발중인 자율주행차를 처음 공개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국내 IT(정보기술) 업체 중 처음으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의 도로 주행 임시 허가를 받고 실제 도로에서 실험 주행을 하고 있다.

이 차량은 미국자동차공학회의 자율주행 기술 기준인 0∼5단계 가운데 3단계에 해당한다. 3단계는 국내외에서 개발중인 자율주행차 중 최상위 수준으로, 전반적 자율 운행은 가능해도 비상 상황에서는 인간이 운전에 개입해야 한다.

이 차량은 인공지능(AI)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을 토대로 도로 위의 사물과 위치를 파악해 차량 경로를 계획하고, 측후방 영상으로 빈 공간을 파악해 차로를 바꿀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 네이버 자율주행차의 상단 센서
네이버는 도로 주행을 통해 데이터를 쌓아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는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구현을 목표로 연구개발(R&D)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자율주행차 연구는 차량 사업 진출을 위한 것보다는 도로 정보의 실시간 축적 등 차세대 공간 서비스를 위한 기술을 확보하려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자율주행차 개발을 맡은 네이버의 R&D 자회사 네이버랩스의 송창현 대표(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을 위해서는 공간에 대한 디지털 정보를 쌓고 지능형 이동수단에 관한 연구를 꼭 해야 한다"며 "이런 의도 아래 자율주행차 연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이어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사업이나 (자동차) 서비스를 위해 시작한 연구가 아니다"며 "미래 교통 시스템 개선과 도로 환경의 실시간 정보화 등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특히 자율주행차의 '인지' 기술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차량이 혼자 돌아다니며 주변 환경을 3차원으로 알아차려 지형지물 데이터를 수집하면 이를 기반으로 공간에 대한 새 정보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공간 데이터가 대폭 쌓이면 예컨대 '꽃이 화사하게 피어있고 한적한 드라이빙 도로가 지금 어디 있느냐'처럼 종전 검색이나 지도 서비스가 못 다뤘던 질문에 대한 답을 척척 알려줄 수 있게 된다.

네이버와 네이버랩스는 2017 서울모터쇼에 1천㎡ 규모의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도요타 프리우스 기반의 실물 자율주행차와 함께 운전자를 위한 정보·오락 서비스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와 3차원 실내지도를 만드는 로봇 'M1'도 선보였다.

IVI는 음악·영화·게임·TV 등 오락 기능과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연동 기능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음성을 통한 조작이 가능하다.

네이버 지도와 연계된 내비게이션을 쓰며 날씨, 일정, 음악, 라디오 등의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다. 또 AI 기반의 음성 인식 기능이 탑재돼 사용자가 말로 편리하게 목적지를 검색할 수 있고 운전자의 시선을 방해하지 않는 단순한 조작 디자인(UX)을 채택했다.

▲ IVI의 화면
네이버랩스 관계자는 "IVI는 쾌적하고 안전한 운전을 보장하는 새 플랫폼"이라며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이 플랫폼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치원생 정도 키에 바퀴로 움직이는 로봇인 M1은 스스로 실내 곳곳을 주행하며 레이저 센서와 카메라를 써 극장·박물관·공연장 등의 입체 지도를 작성한다.

레이저로 공간의 윤곽을 먼저 그리고 여기에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덧입힌다. 공간에 관한 디지털 정보를 수집한다는 네이버랩스의 목표에 부합하는 작업이다.

네이버랩스는 M1을 통해 GPS(글로벌위치시스템)로는 위치 확인을 할 수 없는 실내 공간을 디지털 지도로 담아내고, 이후 여기에 부동산 정보·게임·광고 등의 서비스를 얹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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