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한 블루메미술관이 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이야기하는 전시회 ‘정원사의 시간’을 4월 1일부터 6월 25일까지 개최한다. 블루메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설치, 회화, 드로잉 작품 7점을 전시해 현대인들이 자신의 일상 공간에 식물을 들이는 것처럼 사람의 공간인 미술관에서 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 5명의 작가들은 “왜 정원에서 시간은 느려지고 풍부해지는가?”라는 질문에 답해보고자 하며 정원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시간성에 주목한다. 그들은 흙을 일구고 식물을 가꾸며 돌보는 행위는 어느 순간 멈추어버린 듯 반복되기만 할 뿐인 현대인들의 일상에 잃어버린 시간을 회복시킨다고 봤다. 특히 봄에서 시작하는 문명의 시간질서와 달리 가을을 출발점으로 보는 정원사의 사계절 관점에 착안해 눈에 드러나지 않는 미래를 바라보게 하는 보다 단단하고 근원적인 흐름 위에 일상을 위치시키고자 한다.

강운 작가의 구름 그림은 인간이 만든 유한한 공간에 자연의 무한함을 담는다는 정원과 캔버스의 유사한 자유로움을 표현한다. 임택 작가의 프레임 안 대나무 정원은 복잡한 인간사의 거울처럼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시작과 끝이 없는 정원의 서사적인 시간을 보여준다. 김원정 작가의 작품은 빈 그릇에 전시장 근처의 흙을 담아 잡초일지 꽃일지 모를 싹을 틔우는 그림으로 긴 호흡의 기다림, 그 예측불가능함, 사회적으로 정의되지 않는 것이기에 분석되지 않는 식물의 느린 시간성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이에 반해 정원에서 일어나는 돌봄의 행위에 주목하는 김이박 작가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땅 속의 일과 그 경계를 이야기하는 최성임 작가의 작품들은 유무형으로 쌓여가며 이어지고 움직이는 관계의 언어로 정원의 시간을 돌아보게 한다.

또한 블루메미술관은 이번 전시와 더불어 가드너스 마켓을 운영해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화분, 꽃, 가드닝 용품, 씨앗, 식물 일러스트레이션, 서적 등을 판매하며, 2018년 개관하는 서울식물원의 계획과 설계를 총괄해 온 조경진 서울대 교수 조경진의 정원문화토크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한편, 블루메미술관은 4월 1일 오프닝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전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블루메미술관 홈페이지(bmoca.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31-944-6324.

황호영기자/alex1754@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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