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살처분 트라우마… 쉬쉬한 재난당국

구제역처리 투입됐다고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긴 공무원이 한명도 없다고요?

경기도재난안전대책본부가 AI 살처분 참여자 등 재난심리회복 상담지원을 받고 있는 공무원이 0명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등이 따르면 최근 보고된 재난안전대책본부 일일상황’ 보고서에는 공무원 전원이 심리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됐다.

도내 가장 많은 살처분 작업이 일어난 안성시의 ‘AI 살처분 참여자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정신건강관리 현황’에도 검사대상 공무원 154명 전부가 ‘정상’으로 처리돼 있다.

도 재난본부는 국민안전처가 대한적십자사와 맺은 MOU에 따라 살처분 후 불면증, 두통, 감염 불안감 등 PTSD의 심리 상담을 대한적십자 경기지사에 맡겨 진행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30명의 상담사가 전화를 이용해 약 50분간 상담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도 재난본부가 파악하고 있는 결과와 달리 도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건강증진과 정신건강증진센터는 PTSD 위험성 공무원을 31명으로 파악해 치료중이다.

현재 9명은 위험군, 22명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있다.

센터는 도내 38개 지역 센터를 두고 직접 현장에 나가 살처분 투입전 검사를 하고 투입후 추적 등 체계적인 심리지원을 하고 있다.

즉, 실제로 31명의 PTSD 피해 공무원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도 재난안전본부의 보고를 받는 상위 부서나 경기도지사는 현재까지 AI와 구제역 등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공무원이 한명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PTSD는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이다.

재난본부 관계자는 “국민안전처가 맺은 MOU에 따라 재난상황의 심리회복 상담은 대한적십자사에 일임하도록 돼 있다”라며 “재난본부 내에는 자체적으로 심리상담을 할 부서가 없어 적십자에 의존할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도 건강증진과 관계자는 “PTSD는 당사자가 치료가 필요한 대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며 “업무 과중에 시달리더라도 정신건강에 좀더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AI살처분에 동원된 인원은 연인원 1만3천332명, 이중 공무원만 2천380명에 달한것으로 나타났다.

백창현기자/bch@joongboo.com

▲ 사진=연합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