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2학년 여아를 거주지로 데려와 살해 후 토막 내 유기한 10대 소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30일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한 A(16)양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살해동기를 밝히기 위해 현장감식과 부검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 30일 새벽 실종된 초등학생 A양이 시신으로 발견된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에서 감식을 마친 과학수사대원들이 현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지난 29일 실종신고가 접수된 A양은 실종된 한 공원 놀이터 인근 아파트 옥상 물탱크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윤상순기자

▶실종된 여자 초등학생 실종신고 6시간만에 주검으로 발견=29일 오후 10시30분께 실종된 초등학교 2학년 B(8)양이 연수구 동춘동 한 아파트 옥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양의 어머니는 오후 4시24분께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B양은 이날 오후 10시30분께 발견됐다. 실종신고 6시간만에 일이다.

B양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최초 실종 장소인 연수구 동춘동 한 공원 놀이터와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이다.

옥상 물탱크와 승강기 기계실로 쓰는 건물의 지붕에 쓰레기봉투 2개로 나눠 담겨있었다.

B양의 시신은 발견당시 흉기로 인해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목에 상흔이 있었다.

이날 B양은 같은 반 친구와 놀고 있었다. B양은 오전 12시45분께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야한다며 휴대폰을 빌리기 위해 A양에게 다가갔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A양은 이 곳 공원을 자주 목격되곤 했다. A양은 휴대폰을 빌려주겠다며 B양을 자신의 거주지로 데려갔다.

경찰은 A양과 B양이 4분 후 승강기에 탑승해 내리는 것을 폐쇄회로(CCTV)에서 목격했다.

B양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었다. 경찰은 A양의 거주지 안방 화장실에서 B양의 혈흔을 발견했다.

 ▶A양의 의문스러운 5가지 행적=A양은 이날 오전 9시 39분께 외출했다. 3시간 후인 오전 12시 49분께 B양과 승강기에 탑승했다. 


A양은 이 아파트 15층에 거주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B양과 13층에서 내렸다. A양은 집에 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계단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CCTV에 담긴 A양은 B양과 탑승 당시 20인치 정도의 캐리어 가방을 소지하고 있었다. 가방의 활용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A양은 오후 3시께 외출해 1시간 후에 돌아와 오후 4시께 옷을 갈아 입고 다시 외부로 나갔다.

경찰에 긴급체포 된 시간인 다음 날 새벽 12시40분께 까지 8시간 동안 밖에 있었다. A양은 어머니의 협조로 체포할 수 있었다.

살해와 유기 시간은 CCTV에 잡히지 않아 추측하기 어렵지만 경찰은 오전 12시 49분부터 오후 4시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15층에서 옥상까지는 단 한 층 차이로 승강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을 통해 옥상을 갈수 있다. 이 아파트는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 옥상을 개방해 놓고 있었다.

A양은 가정용 부엌 식칼로 B양을 무참히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의 혈흔이 발견된 화장실은 어느정도 정리 된 상태였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A양은 동일 나이대의 평범한 체구로 B양을 옥상 건물 지붕에 유기하기는 상식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지붕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시신을 손에 든 채 철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한다.

이 때문에 시신유기를 도운 공범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이 살해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지만, 범행동기 등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 8살 여자 초등학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는 A(17)양이 30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연수경찰서에서 나와 유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A양은 어떤 사람=A양 지난 2011년부터 우울증과 환청·불안 증세 등을 앓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병원에서 상담과 약물치료를 최근까지 받아왔다.


A양은 지난해 고등학교 자퇴 후 별 다른 활동 없이 집에서 머물러왔다. A양은 부유한 집안으로 부친은 전문직종의 종사자로 알려졌다.

A양은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는 않아 아파트 주민들에게도 특별히 기억남지는 않는다.

A양과 같은 아파트 라인에 사는 한 주민은 “A양을 간혹 보긴했지만 평범한 기억밖에 없다”고 말했다.

A양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9개월 간 일한 경비원은 A양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경비원은 “쓰레기를 버리거나 인사를 하거나 하면 기억을 할만 하지만 CCTV를 볼 당시에도 이 아파트 사람이 아닌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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