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은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있는 중요하고도 뜻 깊은 한해가 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고 박근혜대통령 탄핵으로 대다수 국민들은 충격과 분노에 빠졌다.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든 국민도, 시청역에서 태극기를 든 국민도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만큼은 매한가지였으리라.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 국민은 어느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평화롭고 질서있는 모습으로 어둡고 혼란스런 터널을 뚫고 나오는 슬기를 보여주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새로이 선출될 제19대 대통령은 이러한 우리 헌법 제1조의 가치를 되새기고 정치를 바로 세워주는 것으로 우리 국민의 열망에 응답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이번 대통령선거가 갖는 올곧은 의미다. 공정한 경쟁과 충분한 정책대결을 통해 올바른 리더십을 선택해야 하는데 현 시국은 우리에게 급한 결정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일부 대선에 참여하는 정치인들은 현 정치상황의 엄중함을 망각하고 각자 이해득실에 따라 이합집산을 반복하고 있다. 결국 이런 정치현실 속에서도 상식적인 대한민국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역시 민주주의라는 기본원칙에 충실하는 것 뿐이다.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아래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 정책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치열하게 서로 경쟁하는 과정, 그것이야 말로 민주정치의 시작이자 끝인 것이다. 수렁에 빠진 현 정치는 헌법정신을 져버리고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무시한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인 것은 쉽게 좌절하거나 희망을 놓지 않는 우리 국민의 훌륭한 시민의식이다. 평화로운 촛불집회는 우리의 성숙한 민주시민의식을 확인시켜 주었고 선거관리위원회의 모토인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우리는 대한민국의 새 역사를 쓸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이번 선거의 목표를 누구를 뽑을 것인가로 국한하지 말고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 국민통합, 공정한 선거문화 정착 등 민주주의 패러다임을 다시 고민하고 선택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적폐청산 및 국민통합이라는 과제와 사면초가의 엄중한 외교적 현안부터 침체되는 경제현안까지 새로운 리더십은 5년이란 임기동안 완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의 무게를 떠안고 있다. 이런 시기의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를 뽑는 일인 만큼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뽑고 나서도 대한민국 지도자로서 바른 길을 가는지 감시하는 것도 우리 국민의 몫이다.

이제 우리는 5월 9일 치러지는 제19대 대통령선거를 통해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상식적인 대한민국을 위해 모두의 의지를 모아야 할 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사문 양평군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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