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실명 질환’이라 하면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이 꼽힌다. 이중 녹내장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고 매우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 대부분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다른 어떤 질병보다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인식은 많이 부족하다. 한국녹내장학회의 녹내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만 30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응답자 중 75.3%가 연 1회 녹내장 정기검진이 권장된다는 것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녹내장은 눈으로 받아 들인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그 결과 시야 결손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시야 결손이 점점 커져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서 발생할 수도 있지만 안압이 정상 수준이어도 발생한다. 이 경우엔 하루 중 안압의 변동폭이 크거나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경우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녹내장이 진단된 경우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레이저 치료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매일 약물을 하루 한 번 혹은 두 번 넣는 것으로 안압을 조절해 시신경 손상을 늦춰준다. 처음에는 한가지 약으로 안압을 조절하지만 진행이 계속되는 경우엔 추가로 약을 사용해 치료할 수 있다.

SLT와 같은 레이저 치료는 방수 유출로의 흐름을 좋게 해 안약을 사용 하지 않게 하거나 사용하는 녹내장 안약의 숫자를 줄여주는 효과를 준다. 하지만 약물이나 레이저 치료로 치료 효과가 부족한 경우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한국녹내장학회에서는 녹내장이 있는 환자들이 생활에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녹내장 생활수칙을 제안했다. 녹내장이 있는 환자는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보지 않아야 하며 눈과 기기 사이의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한 고개를 숙인 자세로 장시간 보지 않아야 하며 중간중간 휴식 취해야 눈에 도움이 된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금연·금주는 필수다. 여기에 항산화 효과가 있는 야채, 과일 등을 챙겨 먹고 카페인 음료 많이 마시지 말아야 한다. 또한 한 번에 갑자기 많은 물 마시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운동할 때에는 물구나무서기처럼 머리로 피가 몰리는 자세를 피하고 윗몸 일으키기 등 복압을 높이는 운동도 삼가해야 한다. 자전거 타기, 달리기, 등산 같은 유산소 운동은 규칙적으로 하기가 권장한다.

현재 녹내장 치료가 많이 발전했다고 하더라도 녹내장은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일반적이다. 또한 이미 나빠진 경우는 뒤늦게 발견해 치료해도 회복되지 않는 질병이다. 때문에 녹내장은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40세 이상의 나이에서는 반드시 1년에 한번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통해 안압 측정 외에도 시신경 및 시야검사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녹내장의 경우 가족력이 있거나 안압이 높은 경우 당뇨병, 저혈압 등 심혈관 질환등의 혈액 순환 장애가 있는 경우나, 근시 원시가 심한 경우, 기타 안과 질환(당뇨망막병증,망막혈관폐쇄,거짓비늘증후군 등)이 있거나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을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 눈의 외상력이 있을 때에는 보다 더 철저하게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 녹내장의 예방과 발견, 관리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이영록 향남밝은정안과 원장

황호영기자/alex1754@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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