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통령의 파면이라는 ‘헌정사의 비극’을 맞았고, 그 결과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우리의 책임입니다. 이제 다시 우리 유권자들은 숭고한 한 표를 책임있게 행사하여 역사에 참여합니다. 그 한 표 한 표에 따라 우리나라의 역사를 바꿀 수 있고, 우리의 몫임을 상기하면서.

‘민주주의는 곧 투표다’라고 하고 ‘투표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합니다. 투표는 민주주의의 전부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헌법 제1조 1항에서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헌법에 민주공화국임을 첫 구절부터 천명한 나라는 찾기 쉽지 않습니다. 일제강점기를 끝내고 새로운 조국의 헌법에 이를 맨 먼저 적은 까닭은 우리가 그만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컸다는 반증 입니다.

우리 현대사에서 민주주의를 제대로 정착시키는 일은 험난하였음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1987년 대통령을 직선제로 뽑는 제도를 획득하기 위해서 수많은 시민과 학생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한 표를 행사한다는 것은 단지 누구를 선출한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투표는 민주주의 시민의 소중한 권리이자 과거 역사와 우리가 사는 현재와 미래를 위한 중대한 결정권을 지닌 자로서의 의무인 것입니다.

특히 이번 선거는 불행했던 시간을 매듭짓고 국민의 힘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는 변곡점에서 치르게 되는 선거입니다. 그래서 그 의미가 더 깊고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각 정당마다 여러 후보들이 등장해 경선을 치르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후보를 결정하기도 하였습니다. 대통령 후보들이 모두 결정되면, 우리는 그 중 누군가에게 이 나라를 위한 책임을 지우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하여는 우리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최종 후보가 몇 명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유권자들은 그 선택과정에서 바빠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권자들은 각 후보의 인성과 비전과 공약 그리고 공약의 현실성과 실천의지를 면면히 따져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국민이 행복하고, 정의가 구현되는데 누가 적합한가를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과거를 돌이켜 보면 항상 어딘지 부족하지 않았는지 자책해 보기도 합니다. 한번 더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하여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 내 모든 문제를 일시에 전부 해결해 줄 완벽 무결한 어떤 영웅을 뽑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민주주의적 절차와 합법적인 자세를 갖춘 후보, 공약에 대하여 구체적인 후보, 국가정책에 대한 비젼을 제시하고 펼칠 수 있는 후보, 국가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후보를 가려내는, 객관적이고 지혜로운 검증과 판단을 하도록 합시다.

전에도 선거와 관련하여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똑같은 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푸념만 하면서 정치에 무관심하고 있는 이 순간은 우리는 스스로의 어두운 미래를 결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관심과 참여는 우리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결정합니다. 우리의 오늘은 우리의 과거에 대한 결과이며, 우리의 오늘은 우리들 미래의 모습입니다.

선거 기간이 짧아 후보자 면면을 보는 일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관심이 있다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확인하였다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한표를 행사하고, 대한민국의 역사에 동참하기를 기원합니다.

오수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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