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대선주자 <9> 심상정 - 남편 이승배 마을학교 이사장

"심상정 대표란 사람은 노동운동 25년, 진보정당 13년이라는 삶의 경험 속에서 형성된 철학이 분명해요. 노동자와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라는 세계관이 분명한 사람입니다." 

▲ 젊은 시절, 가을 나들이를 즐기고 있는 심상정 대표와 이승배씨 부부. 정의당 제공

이승배(58) 사단법인 마을학교 이사장은 80년대 후반 노동운동가들 사이에서는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입학한 KS라인이지만 80년대 후반 열악한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박노해 시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도 친밀하다. 80년대 노동운동계의 전설 이승배는 아내의 남편이라는 것을 영광이라고 말한다. 그는 18대에 이어 19대 대통령선거 정의당 대통령후보로 출마한 심상정 대표의 남편이다.

 "심상정이란 사람에 대해 처음 이야기들은 건 노해(박노해 시인)로부터 예요. 1985년 가을 무렵 노해는 당시 정비공을 거쳐 버스 운전을 했고, 저는 트럭 조수로 시작해 화물차 운전을 하던 때입니다. 그 친구와는 한달에 한번씩 만났어요. 어느날 이야기를 하던 중 심상정이란 사람에 대해 얘기를 듣게 됐죠. 당시 이름만 들었는데 그 친구가 저와 심상정이란 사람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로부터 1년 뒤인 1986년 가을 수배로 도망 다니던 심 대표와 처음 만났습니다."

 이 이사장은 당시 특급 수배자인 심상정의 모습을 기억했다. 수배생활 중이었지만 단정한 모습에 논리정연하고 똑 부러진 모습, 30년이 지난 지금과 똑같다고 했다. 그는 심 대표에 대해 "어려운 환경 속 당당한 모습을 잃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노동운동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견뎌냈던 '동지적 배우자'라고 치켜세웠다. 또 심 대표의 약자를 생각하는 정책은 경제적 어려움과 육아에 대한 설움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 결혼식 피로연에서 심상정 대표 부부가 하객 노회찬(오른쪽) 현 정의당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정의당 제공

 "사실 저나 심 대표가 일하는 구조는 소득을 벌기 어려웠습니다. 둘다 가난한 연인이었죠. 결혼 후 신혼살림을 지하 단칸방에 차렸는데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1992년 출판사를 인수하게 됐는데 그조차도 쉽지 않았어요. 1997년 IMF 직격탄을 맞았을 때는 어려워서 출판사 사무실 한켠에 전기장판을 깔아 놓고 생활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불평불만 하나 없었어요. 심 대표가 대선공약으로 내놓은 '슈퍼우먼 방지법'도 그 사람이 노동과 육아를 겪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용산에 있는 노조사무실에서 활동할 당시 집이 송파였어요. 얘기하진 않았지만 용산에서 송파를 오가는 버스에서 아이를 데리러 다니는 동안 많이 울었을 거예요. 바쁜 엄마 때문에 우리집 아이만 항상 늦게까지 남아 있었거든요. 자기의 길을 위해서 아이를 방치하진 않았나와 같은 고민도 있었고요. 이 고민은 오늘날 육아와 일을 동시에 하는 엄마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이 이사장은 심 대표 정책의 핵심은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라고 했다. 인간에 대한 애정과 약자에 대한 인식개선의 철학이 있었기에 노동운동가 심상정이 정치인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동운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회적 인식도 그렇고요. 노동운동이 사회적으로 약자가 자유 권리를 주장하는 것인데 현재까지도 남아있는 인식은 '왜 또 파업이냐'라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노동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가 어려운데 항상 우선순위로 소외되는 것이 노동자죠. 다시 노동자는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비정규직은 다시 외국인노동자들에게로 소외의 아픔이 옮겨가는 것이 오늘날 현실입니다."

▲ 심상정 대표도 종종 요리를 한다. 찌개를 맛 본 아들 우균씨와 남편 이승배씨가 감동 받은 표정을 짓고 있다. 심상정 페이스북

자연스럽게 대화는 한국의 사회문제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그릴 수 있는 미래로 이어졌다. 그는 심 대표가 오늘날 시대적 과제인 양극화 노동소외, 경제민주화, 3포세대 등의 문제에서 기득권에 얽매이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적임자라고 했다.

 "유권자들의 삶이 바뀌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게 정치의 역할이며 심 대표가 시대적 과제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냐고 물었을 때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입니다. 노동 문제만 봐도 우리 헌법에는 주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현실은 평등하지 못합니다. 사람이면 같은 인격체인데, 비정규직과 계약직 도돌이표가 되고 있어요. 헬조선, 3포세대의 문제의식이 있는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합니다." 

▲ 심상정 후보 가족이 지난 4.13 총선 당시 고양 식사동주민센터에서
투표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 이사장은 이번 대선은 거대 야당이 소수 진보정당에게 양보를 요구하던 지금껏 대선판과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을 지지하면 사표가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번 대선은 야권 간의 경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상 큰 당인 야권에서는 '너희들은 사표를 만든다'며 정의당을 찍으면 사표가 된다고 말합니다. 저는 그게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건 소수정당에게만 양보를 요구하는 프레임이예요. 이번 대선은 야당끼리도 경쟁해야 합니다. 사안에 대해 일관성이 있는 정당이 있어야 하죠. 저희가 결선투표제를 주장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일관성있게 정당이 자기 내용을 더 정확하게 국민들께 알릴 수 있다면 정권 교체로 정의당이 선택 받을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 탄핵이후 우리 국민이 더 행복해 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진정한 정권교체 아닌가요." 나은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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