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에는 창업기업의 생존율에 관한 통계자료를 생성하는 기관은 매우 많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17년 2월 25일에 “통계로 본 창업생태계 연구”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3년생존율은 38%이며, 이는 창업기업 생존율이 높은 스웨덴의 75%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반면에 또다른 창업기업 생존율에 관한 통계자료를 만들고 있는 벤처기업협회는 한국벤처기업의 생존율은 77.4%로 스웨덴보다 높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다른 기관인 무역협회의 국제무역연구원이 2015년에 발표한 한국의 스타트업의 3년생존율은 41%로 17개 OECD국가중 최하위라고 발표했다. 룩셈부르크가 66.8%로서 가장 높았으며 호주, 이스라엘,미국 등이 그 뒤를 이었다. 10년이상 생존율은 8.2%에 불과하다고 한다.

좀더 재미있는 창업기업 생존율에 관한 통계정보도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05년 창업한 전국 6,310개 고용보험 사업체(1인자영업체 제외한 창업사업자)를 대상으로 연도별 개페업 현황과 근로자수의 변화등을 조사한 “기업의 생존과 고용성장에 관한 실증분석보고서”에 의하면 창업이후 10년동안 생존한 사업체의 경우, 창업당시보다 두배이상 고용증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본 보고서에 의하면 창업기업의 10년 생존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74.9%로 압도적인 1위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이어 하수폐기물 처리 및 환경복원업이 48.1%, 건설업이 47.5%, 그리고 우리의 주력산업인 제조업이 43.3% 순이었다. 이들 업종이 다른 업종에 비하여 비교적 오래 생존한 것은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자격증이라는 면허 등을 통한 진입규제가 있는 분야는 보다 오래 생존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에 10년 생존율이 낮은 부문은 부동산 및 임대업이 20.5%, 숙박 및 음식업 26.1%, 예술 스포츠업이 20%대로서 비교적 낮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10개기업중 8개기업이 10년안에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업종에 속한 사업체는 대부분 사업체의 규모가 영세하고 소위 진입장벽이 낮고 경기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 업종에 속한 기업체는 창업 3년사이에 절반 가까이가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기서 우린 다른 숫자의 의미를 보게 된다. 창업기업의 10년차 평균 근로자수는 24.6명으로 설립 당시 11.5명보다 2.2배 늘어났다. 살아남기만 하면 음식업 및 숙박업은 11.9명에서 42.4명으로 가장 큰 고용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생존율 자체의 통계도 중요하지만 소위 질좋은 생존율을 우린 중요시 해야 할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양질의 생존율을 증대시킬수 있을까? 필자는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해본다.

첫째로 창업을 권장할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임은 잘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석을 가려 창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다산다사형 창업지원 정책은 이제는 개선해야 할것이다.

두 번째로 생계형 창업이 아직도 OECD평균에 비하여 많고 이들의 생존율이 매우 떨어진다고 비판하고 있는데 한국은 현재 조기 퇴직에 따른 사회 안전망이 불완전하다. 더군다나 퇴직에 대비한 준비도 미흡하다. 결국 퇴직전 여러가지 교육을 통하여 이들이 생계형 창업을 했을 경우 생존할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어야 할 것이다. 무조건 총량을 줄이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세 번째로 기회형창업이 일반적으로 좋은 창업이라고 하지만, 기회형창업은 창업후 3년정도 지나면 소위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 발생하는데 이를 극복할수 있는 충분한 정책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생존율도 중요하지만 좀비기업처럼 살아가는 기업이 늘어나서 생존율이 올라가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마치 암환자가 인간으로서의 적절한 삶의 질을 못 누리고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이 아니듯이.

김경환 성균관대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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