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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쇼핑시대] "10초만에 원피스 다섯 벌 입어봤네요"…실제 체험기

아직 인공지능 한계도 곳곳 드러나

2017년 04월 12일 수요일

▲ 롯데백화점 3D 가상현실 피팅기. 연합
최근 백화점과 온라인 쇼핑몰, 여행 검색 사이트 등에 도입된 AI(인공지능), 로봇, VR(가상현실) 등 최첨단 기술은 실제로 어느 정도 유용할까.

업체들의 홍보대로 고객들이 느끼는 쇼핑의 번거로움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지, 직접 유통·소비 현장에 나가 체험해봤다.

종합적으로, 전통적 쇼핑과는 다른 색다른 재미와 편리함이 분명히 있었지만, 아직 기술적 한계 탓에 곳곳에서 '답답함'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 '10초 만에 다섯 벌 입고 벗고'…가상현실 '피팅' 서비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9월 본점에 도입한 '3D 가상 피팅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수많은 옷을 짧은 시간 안에 입어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가상 피팅 기계는 을지로입구역과 연결되는 본점 지하 1층 입구에 있었다.

가상피팅기 앞에 서서 '여성' 모드를 선택하자 디지털(가상현실) 거울이 기자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한 뒤 아우터(겉옷), 원피스, 상의, 하의 메뉴를 보여줬다.

포인트 마우스로 원피스 메뉴를 선택하고 진행하니 여러 가지 원피스가 거울 속 몸에 하나씩 걸쳐졌다. 옷 한 벌을 입어보는데 2~3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거울 아래쪽에는 현재 입고 있는 옷의 가격이 얼마인지, 본점의 어느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지 정보가 나타났다.

불과 10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원피스 다섯 벌을 입고 벗었다. 원피스를 걸친 상태로 아우터 카테고리를 선택하면 원피스 위에 아우터도 입어볼 수 있었다.

가상피팅기 앞에 서서 입어볼 수 있는 옷은 60여 개 브랜드의 180여 가지. 대부분 인기 브랜드의 인기 상품이었다. 실제라면 매장을 여러 곳 돌면서 수 시간 걸릴 '옷 입기'를 불과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 옷을 입었을 때처럼 거울 속 옷은 내 몸에 꼭 맞춰지지 않았다. 실제 목선보다 옷이 더 올라와 목이 아예 안 보이는 옷도 있었다.

당시 기자가 펑퍼짐한 옷을 입고 있었던 탓에 디지털 거울이 신체 사이즈를 실제보다 크게 측정한 것도 아쉬웠다. 이 때문에 거울 속에서 바지를 입었을 때 다리가 실제보다 더 굵고 짧게 나와 안타까웠다.

본인이 가상으로 입은 옷의 가격과 판매 매장은 알 수 있었지만, 해당 옷 사이즈는 알 수 없었다. 결국, 맘에 드는 옷은 매장에 가서 다시 입어봐야 할 것 같았다.

◇ 똑똑하지만 느린 인터파크 AI 쇼핑도우미 '톡집사'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주고 할인 쿠폰까지 주는 인터파크의 인공지능 쇼핑 컨설턴트 '톡집사'의 첫인상은 친절하고 똑똑하다는 것이었다.

스마트폰 등에 연결해 영화를 볼 수 있는 미니 빔프로젝터가 사고 싶었던 기자는 채팅창에 '미니 빔프로젝터 사고 싶어요'라고 입력했다.

2분 뒤 톡집사 '알프레도'는 "미니 빔프로젝터 상품을 찾으시나요?"라고 되물었고 기자는 '네'라고 답했다.

그러자 친절한 알프레도는 "생각해둔 제품이 있다면 최저가를 비교해주고 그렇지 않다면 상품을 추천해주겠다"고 말했다.

딱히 봐둔 제품이 없었던 기자는 '추천해주세요'라고 다시 입력했고 알프레도는 "그럼 비교 검색을 할 테니 기다려주세요"라는 말을 뒤로 사라졌다가 10분 만에 다시 나타났다.

알프레도는 두 가지 제품을 들고 왔는데 똑똑하게도 두 제품의 가격과 사진뿐만 아니라 그 제품의 간단한 특징과 소비자들의 평가도 함께 적어줬다.

기자는 이에 감탄했지만 두 제품은 60만 원대, 40만 원대로 생각했던 예산보다는 조금 비싼 상품이었기에 다시 '미니 빔프로젝터 추천해주세요'를 입력했다.

알프레도는 "원하는 가격대가 있으신가요"라고 다시 물었고 기자는 저렴한 것을 달라고 입력했다.

이번에 알프레도는 2분 만에 7만 원대의 제품 두 개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또 친절하게 두 번째 제품의 경우 판매량이 많다고 부연하기까지 했다.

그 제품이 최저가인지 다시 묻자 알프레도는 "인터넷 최저가에 맞춰 할인 쿠폰이 발급됐다"며 쿠폰도 보내줬다.

알프레도는 이처럼 똑똑하고 친절했지만 느린 것이 최대의 단점이었다.

질문을 입력하고 답변하기까지 최대 10분이 걸려 성격이 급한 편인 기자의 경우 톡집사의 답변을 기다리기보다는 포털 사이트에서 최저가를 검색해보는 것이 더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인터넷 최저가에 맞춰 중복 사용 가능한 쿠폰을 제공해준다는 점은 큰 매력이었다.

◇ '카약 봇', 빠르지만 정확하지 않아

항공권·호텔 검색 사이트 '카약'이 운영하는 인공지능 '카약 봇'은 빠르고 편리했지만 정교하지 못했다.

기자는 뉴욕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카약 봇에 8월 마지막 주(8월 26일~9월 2일)의 뉴욕행 왕복 항공권과 호텔을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

먼저 '뉴욕 항공권'이라고 입력하자 곧바로 카약 봇은 "어디에서 출발하시겠어요"라고 되물었다.

현재 위치를 인식시켰더니 카약 봇은 곧바로 예상 최저가를 제시하면서 "언제 출발하시겠나"고 물어봤다.

기자는 '8월'이라고 입력했지만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입력하면 직접 카약 애플리케이션이나 PC 사이트에서 검색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 같아 다시 '8월 26일 출발해서 9월 2일 도착하는 뉴욕 항공권'이라고 입력했다.

그러자 카약 봇은 '어디에서 출발하시겠나'고 물었고 기자는 '서울'이라고 답했다.

카약 봇은 10초도 되지 않아 총 1천223개의 항공편을 들고 나타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 최고', '최단시간', '최저가'의 순으로 정렬했다.

가성비 최고와 최저가 항공편은 경유해야 했기에 '직항편만'이라고 입력했지만, 카약 봇은 이를 알아듣지 못했다.

기자는 다시 '8월 26일 출발해서 9월 2일 도착하는 뉴욕행 직항 항공권'이라고 입력했고 그제야 카약 봇은 직항편만 검색해줬다.

상담원에게 하는 것과 달리 대화가 이어지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한꺼번에 한 문장에 담아 물어봐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카약 봇에게 두 세 번 고쳐 묻는 대신 차라리 카약 앱이나 PC 페이지에서 항공권을 검색한 후 다시 직항만 나타나게 하는 편이 훨씬 시간이 절약될 것 같았다.

이에 호텔을 검색할 때는 '8월 27일 체크인 5박 뉴욕 호텔 저렴한 순'이라고 원하는 정보를 모두 집어넣었다.

그렇지만 카약 봇은 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하지 못하고 "몇 박 숙박하시겠어요?"라고 물었고 기자는 '5'라고 입력해야 했다.

그러자 카약 봇은 600개가 넘는 호텔 정보를 들고 왔지만 저렴한 순도 아니었다. 답답함을 느껴 메신저를 종료하고 카약 PC 페이지를 켰다.

카약 봇을 통해 대충 내가 가고 싶은 날짜에 항공권이나 호텔 가격이 얼마인지 알 수는 있지만, 실제 예약을 할 때는 앱이나 PC 홈페이지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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