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쪽 끝, 희망이라곤 찾아 볼 수 없던 곳 소록도에 희망이 되어준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삶을 담은 휴먼 다큐멘터리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내달 20일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천형을 받은 문등병자라 불리며 남쪽 섬 소록도로 쫓겨났던 한센병 환자들. 1960년대 당시 소록도에는 6천 명에 이르는 환자들이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반면 의료진은 5명으로 턱 없이 부족했다. 한센병에 대한 선입견만 가득했던 그 당시 우리나라 의료진도 치료를 꺼려하던 그들에게 파란 눈의 천사들이 나타났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우리 국민에게도 천대를 받던 한센병 환자들을 보듬었다. 두 사람은 맨손으로 환자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마스크와 장갑으로 무장하고도 환자와의 접촉을 피했던 것이 당시 의료진의 실태인데,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적극적인 의료는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덕분에 우리나라 의료진 역시 장갑을 벗고 벽을 허물게 되었다. 결국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그렇게 한센병에 대한 편견을 해소해 나가며, 우리나라 한센병 퇴치와 계몽에 큰 역할을 했다

꽃다운 20대부터 40여 년을 낯선 타국 땅 가장 아픈 이들이 있는 곳에서 마음을 주고 희망을 주었던 둘은 2005년, 편지 한통을 남기고 홀연히 떠난다. 자신들의 건강이 더 이상 환자들을 돌보는데 따라 주지 않아 폐가 될까, 이별의 아픔을 지울까 싶어 편지로 대신하고 떠난 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단순한 간호사가 아니었다. 소록도의 사회 복지사, 심리상담가 또 어머니였다. 두 사람은 소록도의 열악한 현실을 보고 자국 오스트리아에 모금을 요청해 정신병동, 맹인병동, 목욕탕을 지었다. 또 그들의 치료실은 사랑의 복덕방으로, 사회로 떠나는 이들에게는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어머니로 제2, 제3의 역할까지 완벽하게 해냈다.

당시 뉴스를 통해 전파 된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 국민의 마음을 적셨다. 들꽃 같은 이들의 아픔을 치유로 바꾼 그들의 이야기가 브라운관을 통해 감동과 아픈 역사의 기록을 전할 예정이다.

영화의 주연은 푸른 눈의 두 천사 마리안느 스퇴거, 마가렛 피사렉이 맡았으며, 내레이션은 희망의 시인 이해인 수녀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렵고 가장 힘든 지역에 자신의 전부를 받쳐 평생을 봉사한 두 사람에게 감사함을 표하고자 기획됐다. 더불어 수녀님으로 굳어진 호칭 때문에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 그녀들의 삶을 수녀가 아닌 사람 “마리안느‘와 ’마가렛‘으로 조명하고자 했다. 더불어 요즘 같이 어지러운 현실에 영웅이 있음을 그리고 사람이 희망임을 전한다. 20일 개봉.

황호영기자/alex1754@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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