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촛불집회다 태극기집회다 보면 대부분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가 가는 집회 장소는 분명히 갈리고 있다. 가까운 우리의 역사를 보면 조선시대에는 사색당파로 갈리고, 일제 강점기에는 친일 반일로 갈리고, 해방 이후에는 좌익 우익으로 갈리고, 군정시대에는 동서지역으로 갈리더니, 지금도 이런저런 이유로 여러 모양으로 갈리고 있는 것 같다.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젊은 세대들을 외형적으로만 보면 생각이 짧고 그 순간 만족스럽고 감정적이라 보고 있다. 음악도 비트가 강한 음악에 심취하여 어디서나 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은 이상한 광경도 아니다. 또한 요즘 젊은이들은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며 자신의 의사를 거침없이 표현한다. 이들은 디지털 매체 앞에서 밤을 새면서 그들만의 언어로 유무선 인터넷통신을 하고 복잡한 디지털오락을 즐긴다. 그리고 그들만의 디지털 가상모임을 만들어 자신의 철학과 인생가치와 다양한 정보를 올려 서로 토론하며 때론 비판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가치관, 세계관을 형성해 간다. 그들은 기성세대에서는 당연히 받아들이는 것까지도 과감하게 거침없이 비판하고 새롭게 변화시켜간다. 때로는 너무 소모적이며 파괴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디지털 매체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뿌려지는 정보와 이것들에 의해 자신의 주체성이 없어지기도 하고 쉽게 현혹되어 그들의 가치관을 주관 없이 형성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도 된다. 젊은 세대는 자신만의 정체성보다는 획일적인 대중문화에 가치 없는 반응을 한다고 기성세대는 평가를 한다. 더욱이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의 충고와 비판을 단순히 기성세대들이 하는 세대적 갈등의 문제로 제기하여 무의식적으로 기성세대의 의견을 배척하고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기성세대들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엽기적이라 할 수 밖에 없는 삶의 형태를 지적해도 변명하고 그들만의 문화라 하며 변호하려고만 한다.

21세기에 젊은 세대들에게서 나타나는 다양한 세대 간의 갈등문제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더욱더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오랫동안의 유교문화, 군사문화와 사회의 부도덕성에 세뇌된 기성세대에 대한 반작용으로 지금의 시대정신에 따른다고 해도 기성세대는 마땅히 변명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또한 한국인의 전통적 사상을 지배하는 유교문화와 현대 대중문화는 서로 상반되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여러 매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이들은 제한된 공간과 시간에서 전통적인 제도로 자아를 형성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그들의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서 그들만의 자아와 미래를 형성해가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그들의 자아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전혀 새롭게 형성해가는 것이다.

이렇게 기성세대와 다르게 새로운 방식으로 그들의 가치를 형성해가는 젊은 세대들을 바라보는 기성세대들도 이제는 생각을 좀 더 넓게 확대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만일 그러하지 못한다면 미래를 이끌어 가야 할 젊은 세대와 지금의 시대를 만든 기성세대의 갈등은 계속 존재하고 영원히 넘을 수 없는 장벽이 만들어지게 될 것 같은 걱정이 엄습해온다.

이제 기성세대는 서로 간의 갈등의 문제를 일방적인 기준으로 비판만 하려하지 말고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춤을 추며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공간을 찾아다니며 그들과 직접 부딪치고 그들의 생활과 의식을 이해하려고 시도해야 한다고 본다. 아마 공동음악활동도 좋은 방법이라 본다. 이제는 촛불집회, 태극기집회도 세대 간 새롭게 어우러지는 대형 문화집회로 승화시켜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가 서로 호흡하며 춤을 추는 소통의 장으로 펼쳐졌으면 한다. 그래야 지금까지를 만든 기성세대는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가 필요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소통할 수 있으며 그들과 함께 우리의 미래를 아름다운 세상으로 같이 춤을 추며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김재평 대림대 방송음향영상과 교수, 한국방송장비진흥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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