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세월호 3주기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린 가운데 광화문에서도 추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한 마음으로 미수습자의 수습과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추모의 촛불을 들었다.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무대에 올라 가족에 대한 그리움, 그 날 이후 달라진 삶의 변화를 토로했다. 이들의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광장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세월호가 기적처럼 뭍으로 올라왔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미수습자 수습이나 선체조사를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세월호는 목포 신항의 바다 바람과 미세 먼지 등으로 훼손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서 미수습자 가족들의 마음은 더욱 애가 타고 있다.

게다가 펄 등에서 나오는 유품의 처리를 두고 우왕좌왕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동물의 뼈가 나올 때마다 가족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고 있다.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는 핸드폰은 발견 후 24시간을 방치하여 급격하게 부식되어 버렸다. 발견되자마자 조치를 취했더라면 복구할 수 있었을 것이란 점에서 여전히 세부 사항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처리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게다가 뭍으로 올라온 세월호를 보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유가족들에게 관계당국이 호의적이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가족들은 섭섭함과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과연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질 것인지,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 정말 이루어질 것인지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들이 쌓여서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유가족들의 반응이다.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이후에도 감춰야 할 것이 있는지, 왜 감춰야 하는 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모습들을 보면서 과연 미수습자 수습이 가능한 지 의구심마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은 결국 밝혀질 것이라고 믿고 지켜보아야 한다. 근 3년이나 바다 속에 수장되어 있었던 세월호가 목포 신항에 거치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기원과 소망이 모여 이루어졌는지를 생각하면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반드시 미수습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씨는 촛불집회 발언대에서 ‘세월호 진상규명과 미수습자 수습을 못한다면 감히 국민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외쳤다. 이제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공은 다음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기본이 바로 서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되는 첫걸음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혀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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