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피의자 검거만큼 중요한 것이 피해자의 심리치료 등 사후 지원입니다. 트라우마, 공황장애, 우울증 등을 앓을 수 있기때문에 빠른 상담과 치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범죄와 사고 등으로 인해 정신적·육체적·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를 돕는 한국피해자지원협회(KOVA)의 이선근 경기남부지부 사무국장의 말이다.

KOVA는 2010년 법무부 허가를 받아 설립됐으며 경기남부지부는 2013년 4윌1일 개소했다.

이 사무국장은 “KOVA는 우리 주위의 피해자를 돕는 일은 우리 주위의 이웃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 피해를 회복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고 튼튼하게 함으로써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남부지부는 수원남부·서부·중부경찰서, 용인동부·서부경찰서, 화성동부·서부경찰서, 평택경찰서 등을 관할로, 범죄 피해자 관리를 위해 상담사 파견 업무 협조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범죄 피해자 유형을 살펴보면 폭행이 42건으로 가장 많았고 상해 40건, 살인미수 13건, 특수상해 1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살인은 5건이나 됐다.

폭행이 가장 많은 이유로는 연인간 데이트 폭력이 날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소장은 말했다.

그는 “연인간 이별을 하게 되면 전 남자친구가 여자를 찾아가 폭행을 하거나 흉기로 위협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달에는 전 남자친구가 흉기로 전 여자친구의 가슴을 찌른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인데 피해자와 피의자가 20대 청년들이라 많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발생 범죄 중에는 묻지마 폭행 등 가해자와 모르는 관계 72건, 전 연인 22건, 지인과 직장 동료 등이 각각 16건에 달했다.

KOVA 남부지부는 피해자 상담과 동시에 필요시에는 심리·법률·의료·경제적·물품·사회적 지원 등을 실시한다.

이 사무국장은 “피해자와의 상담을 통하다보면 주로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당시의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우는 사람도 있고, 말을 꺼내기 망설이는 사람들도 있다”며 “대면 상담도 하지만 성폭력 등으로 인한 피해를 보신 여성분들은 전화를 많이 주시기도 한다. 퇴근 후 아파트 주차장에서 1시간 넘게 전화상담을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피해자들과 한번만 보는게 아니라 평균 3회에서 많게는 10회정도 상담을 한다. 그 분들과의 대화를 통하다보면 얼굴에서 안도를 하는 표정이 보이면 덩달아 안심이 된다”며 “사건 피해자에 대해 즉각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의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기때문에 상담사들은 내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상담을 실시한다. 이후라도 감사하다는 전화와 문자를 받으면 가슴이 벅차고 보람된 일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남부지부에는 100여명의 상담사가 활동하고 있으며 전담 상담사는 각 경찰서 당 1명씩 총 8명이 근무를 하고 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