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오전 6시 20분경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쐈지만 발사 후 4, 5초 만에 공중 폭발했다는 소식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국방력 강화 정책의 정당성을 트위터에서 강조했고 북한과 이슬람 국가(IS) 등 적대 세력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트럼프가 휴양지 리조트에서 부활절 휴가를 보내다가 같은 시각에 북한을 특정하지 않은 채 “우리 군사력은 증강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급격히 강해지고 있다. 솔직히 말해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올린 트위터의 글은 석연치 않아 보인다. 물론 이를 두고 미 국방예산을 10% 증액하는 등 국방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전언도 있지만 무엇보다 실패한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전해지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보고를 받았지만 평소와 달리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것도 여전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국방 전문가나 외신들 역시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15일 신형 대륙 간 탄도 미사일 등 중장거리 전략무기를 총동원한 태양절 군사 퍼레이드에 이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일을 겨냥한 대미 무력시위로 보고 있다. 아마도 5일 같은 곳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돼 60여 km를 날아간 미사일과 동일 기종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자세한 정황은 그렇다 쳐도 일단 우리 군역시 두 미사일 모두 KN-15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번 실패가 추진체 결함 등으로 진단하고 있는 정도다. 또한 미국 역시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은 아니라고 말하면서 우리군의 설명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사실상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실험에 전쟁위기설이 퍼지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두렵기는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이란 생각이다. 일단 북한에서 미사일을 성공해 올린다면 미국에서 파견된 항공모함에서 이를 격추한다는 시나리오와 함께 북한의 도발의 위험은 커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번 경우와 같이 북한도 우리와 같이 어려운 입장은 매한가지다. 그래서 김정은이 핵 실험이 아닌 미사일 도발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만일 핵 실험으로 맞서면 그때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사정으로 치닫게 돼 미사일도 어쩌면 북한이 스스로 고의성 짙은 실패의 결과로 조작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았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판단이다.

어찌 됐건 당분간 북한은 이를 두고 끊임없이 시험해 볼 태세다. 그리고 미국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도 북한은 이미 감지하고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 무기 퍼레이드에서 보인 바퀴가 8개인 이동식 발사차량은 차체와 차량에 탑재된 발사관 형태가 러시아의 대륙 간 탄도 미사일 탑재 차량 및 발사관과 아주 비슷하다는 주장도 있다. 무기의 종류를 떠나 중요한 것은 북한의 앞으로 일정이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간다면 그야말로 전운이 감도는 한반도의 사정을 더욱 암울하게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1만km 이상을 날아가 목표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북한의 무기가 위력이 20kt에 달하는 핵탄두를 최대 12개까지 다탄두 형태로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제주도는 물론 미 전역까지 사정거리 안에 있다. 본격 대선 레이스에 접어든 우리로서는 참으로 답답하고 축제 같은 선거 분위기도 없어 더한 갑갑증만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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