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통령 선거가 양강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통계시스템의 통계를 통해 팽팽했던 역대 1,2위 대선 후보 간의 다툼을 짚어 봤다. 범위는 직접선거 방식을 채택한 13대 대선(1987년 12월 16일) 이후다.

1,2위 후보의 격차가 가장 작았던 시기는 제15대 대선이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1천32만 6천275표를 얻었다. 이에 맞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993만 5천718표를 얻었다. 두 후보 간의 표 차이는 39만 557표에 불과했다. 대선 1,2위 후보 사이의 득표차가 50만표 미만인 시기는 이때가 유일하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40.27%의 득표율을, 이회창 후보는 38.74%를 기록했다. 득표율 차는 1.53%포인트. 득표율 차가 1%포인트 대를 기록한 것도 이때가 유일하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당시 대선으로부터 약 1년 8개월 전 시점인 1996년 4월만 해도 당시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가 35% 안팎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반면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2위를 달리긴 했지만 지지율이 1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어서 1위와 격차가 컸다.

그러나 이후 이회창 후보는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 이인제 후보의 당내 경선 불복과 탈당 등 여권 분열에 시달리며 지지율 하락으로 돌아선 반면, 김대중 후보는 지지율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상황을 역전시켰다.

결국 대선을 4개월여 앞두고 김 후보가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추월을 허용하지 않았다.

박빙의 승부 2위에도 역시 이회창 후보가 존재했다. 16대 대선이다. 당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1천201만 4천277표를 얻었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1천144만 3천297표를 얻었다. 노 후보는 48.91%, 이 후보는 46.5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둘 사이의 득표차는 57만 980표였고, 득표율 차는 2.33%포인트였다. 이 후보는 이전 대선에 이어 다시 한 번 당선에 실패했다.

노무현 후보는 2002년 3월 국민경선제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고 경선이 끝난 그해 4월 말에는 지지율이 60%대를 기록하며 대반전 드라마를 썼다. 그러나 'YS 시계' 사건 탓에 대선을 2개월 앞두고 15%대로 주저앉았다.

노 후보는 이후 당시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와 여론조사 방식에 의한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대선후보 등록 직전인 같은 해 11월 25일엔 노무현 후보로의 단일화가 이뤄졌다. 당시 정 후보의 지지율은 25.1%였다.

이회창 후보는 30% 이상의 지지율을 꾸준히 기록하며 선거 막판엔 40%대까지 치고 올랐지만 결국 최종승자가 되지 못했다.

세 번째로 치열했던 경합은 바로 지난 대선이다. 제18대 대선에서 맞붙은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다.

투표 결과 박 후보는 1천577만 3천128표를, 문 후보는 1천469만 2천632표를 획득했다. 두 후보의 득표차는 108만 496표다.

박 후보는 51.55%의 득표율을, 문 후보는 48.0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득표율차는 3.53%포인트다.

당시 박 후보는 유일하게 5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당선인이 됐다. 문 후보는 13대 대선 이후 역대 대선에서 두 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다.

다음은 14대 대선이다. 당시 민주자유당 김영삼 후보는 997만 7천332표를 얻어 804만 1천284표에 그친 민주당 김대중 후보를 193만 6천48표 차로 제쳤다. 이어 당시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가 통일민주당 김영삼 후보를 194만 5천157표 차이로 제친 13대 대선이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표 차이가 가장 컸던 대선은 언제였을까. 바로 2007년 12월 19일 열린 17대 대선이다.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1천149만 2천389표를 얻었다. 617만 4천681표에 그친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보다 531만 7천708표나 더 많은 것이다. 정 후보는 13대 대선 이후 역대 최저 득표수를 기록한 후보다.

득표율에서도 이 후보는 48.67%를 기록하며 26.14%의 정 후보를 22.53%포인트 차로 제쳤다. 1,2위 간 득표율 차가 두자릿수 이상으로 벌어진 것도 13대 대선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당시 이 후보는 선거 1년을 앞두고 단 한 차례도 추월을 허용하지 않으며 압도적인 지지율을 선점했다.

17대 대선은 투표율 63%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 투표 참가율이다. 사상 최고 격차와 최저 투표율 기록을 동시에 갖고 있는 대선인 셈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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