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계에 의하면 당뇨병 환자는 2000년대 이후 계속 증가해 30대 이상 성인의 13.7%인 470만 명이 당뇨병 환자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당뇨병 위험군이라고 불리는 전(前) 당뇨 단계 환자들까지 포함하면 전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게 된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렇게 많은 환자 중에서 자신이 당뇨병 환자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10명 중 3명이라는 점이다.



포도당을 흡수하지 못하는 질병



당뇨(糖尿)는 ‘당이 포함된 소변을 보는 질환’이란 뜻이다. 흔히 당뇨병은 고지방식과 고열량식을 섭취하는 현대인의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의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포도당’이라는 영양소와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이해해야 한다. 포도당은 음식이 소화돼 혈액 내에 나타나는 가장 근원적인 에너지다. 인슐린은 이 포도당을 세포에게 전달하고 먹이는 역할을 한다. 이 인슐린에 이상이 생겨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혈액 내에 비정상적으로 많이 남게 되는 것이 당뇨병이다.

당뇨병의 진단은 혈액 내 당 농도(혈당)로 측정하며, 8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한 상태에서 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75g의 당분을 섭취하고 2시간 후 200mg/dL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 6.5% 이상, 증상이 있으면서 200mg/dL 이상을 보일 때 당뇨병으로 진단하게 된다. 또한 당뇨병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이 손상을 입어 더 이상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해 생기는 1형 당뇨병과 내장지방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해 생기는 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비만과 노환, 당뇨의 주원인으로



당뇨병이 생기는 이유는 유전적인 요인과 약물, 췌장 손상(췌장염, 췌장 수술) 외에도 불규칙한 식사, 운동 부족, 비만, 술, 임신, 고령, 감염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비만은 최고의 원인으로 꼽힌다. 비만을 동반하는 당뇨병 환자가 지난해 기준으로 48%를 기록했다는 보고가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복부 비만인 환자의 비율이 58.9%인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의 당뇨병은 대부분 서구화된 식생활과 생활습관의 변화로 인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당뇨 현황에 대해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사실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의 3명 중 1명에게 당뇨병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우리나라가 급격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것과 관련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췌장의 인슐린 분비와 작용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므로 당뇨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때문에 고령화의 가속화에 따른 당뇨환자 증가는 의료적 문제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경제적인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



식생활 개선.운동.검진이 최선의 예방법



당뇨병은 만성질환으로 진행되는 질병인 만큼 예방이 최선의 치료다. 당뇨병 예방의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철저한 식이 조절이다. 당뇨병은 식이조절 없이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예방과 치료를 시행할 수 없다고 할 만큼 중요하다. 적당한 하루 열량 섭취량을 알아야 하며,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트랜스 지방이나 포화지방은 가능한 한 섭취를 금하고 불포화지방과 같은 건강한 지방을 섭취해야 한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이 좋으며 설탕이나 꿀, 아이스크림, 빵, 떡, 라면 같은 단당류와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췌장과 간에 독성 물질로 작용하는 음주와 흡연은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



둘째, 꾸준한 운동이다. 운동은 몸의 혈당을 낮추고 혈압을 정상으로 되돌린다. 또한 칼로리 소모를 통해 체중 감량과 콜레스테롤 감소, 심장 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액순환을 증가시킨다. 운동은 주 3회, 최소 30분 이상 하는 것을 권장하며,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강도로 진행해야 한다.



셋째, 정기적인 검진과 정확한 진료다. 당뇨병은 증상이 거의 없는 질환이다. 목이 심하게 마르거나 소변 보는 횟수가 늘어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이는 당뇨병이 상당히 악화된 이후 나타난다. 이에 반드시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야 하며 필요시 의사와의 상담 및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꾸준한 치료법 개발로 완치의 희망 보여



최근에는 당뇨병 치료법이 많이 발전해 초기에 적극적으로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충분히 적정한 혈당을 유지할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당뇨를 치료하는 약물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부작용은 적고 효과는 더 극대화하는 약물들이 개발됐다. 또한 인슐린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환자의 상황에 맞게 인슐린을 적절히 사용해 좀 더 세밀한 혈당 조절이 가능하게 됐다. 최근에는 무채혈 혈당 측정기, 연속 혈당 측정기, 스마트 인슐린 펌프 등 최신 기기가 도입돼 머지않아 환자들이 필연적으로 겪어온 채혈이나 인슐린 주사의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췌장 이식이나 인공 췌장으로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길도 조금씩 열리고 있다.

황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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