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경우 내측으로 휜 다리가(genu varum, 일명 o자형 다리)가 서양인에 비해 많이 나타난다. 휜 다리는 양쪽 발을 붙이고 서 있을 때 무릎이 모아지지 않고 양 무릎 사이 간격을 쟀을 때 5cm이상 바깥쪽으로 벌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이는 유전적 특성으로 인해 선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 등의 좌식생활의 영향 등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 휜 다리가 가지는 문제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퇴행성관절염 발생률을 높인다는 점이다.

휜 다리 환자가 서 있을 때는 체중이 안쪽에 60%이상 집중돼 실린다. 이 경우 허벅지 뼈와 정강이뼈 사이에 있던 무릎 연골 안쪽이 닳게 되면서 연골에 부담을 준다. 연골을 다치거나 관절을 너무 많이 쓰게 되면 지속적으로 관절에 부담이 가해져 더 빨리 연골이 닳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퇴행성 관절염이 내측에 발생하면 악화 속도는 더 빨라진다. 이같은 이유로 휜 다리는 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를 통해 연골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보존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하지만 이후로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거나 손상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진행을 막기 위한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해진다.

수술적 치료로는 ‘휜 다리교정술’이 있다. 휜 다리교정술은 퇴행성관절염 초, 중기환자 중 다리가 휘어진 환자가 가능한 수술이다. 환자의 다리뼈를 잘라 벌려서 형태를 교정하는 ‘무릎 절골술’의 일종이다.

똑바로 선 자세에서 다리를 따라 일직선으로 내려 그었을 때 무릎이 일직선이 되기 위해 무릎 안쪽으로 굽은 휜 다리를 일자형으로 펴주는 수술이다. 먼저 무릎 아래 안쪽 뼈를 자른 뒤 수술기구를 이용해 필요한 각도만큼 벌려 다리 축을 일자로 맞추고, 그 공간에 인공 뼈를 채워 고정한다.

이때 중요한 점은 무릎 아래 안쪽 뼈를 얼마나 정교하게 자르고 최적의 각도를 맞추느냐다.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휜 다리교정술이 개발, 시행되면서 정밀하게 뼈를 깎는게 가능해져 수술의 정확성이 높아졌다. 뼈를 자르는 수술과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로봇을 이용한 휜 다리교정술 진행과정은 먼저 수술할 환자의 뼈 모양을 3차원 CT로 촬영 후 컴퓨터로 세운 수술계획을 데이터를 로봇에 입력한다. 그 다음 수술 시에 로봇 팔로 계획했던 데이터에 맞게 정밀하게 뼈를 깎는다. 이후 환자에게 맞는 금속판과 나사를 이용해 견고하게 고정시키면 수술은 끝이 난다.

로봇을 이용한 수술의 장점은 로봇으로 수술을 하기에 절삭 오차가 0.5㎜로 정밀하다는 점과, 절삭기가 뼈를 깎고 나서 뒤로 후퇴하는 방식이어서 앞으로 나가는 힘이 최소화돼 사람이 직접 뼈를 절삭했을 때 보다 불필요한 뼈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뼈 주위의 신경과 근육을 보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휜 다리교정술은 자신의 관절은 보존한 채 도릎 관절 안쪽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해 통증 감소와 관절의 수명을 연장하는 원리다. 하지만 이 수술법은 모든 환자가 원한다고 해서 적용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정상 관절운동 범위를 가진 65세 이하의 경우 중, 무릎 안쪽에 퇴행성관절염을 가진 조건에만 가능하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무릎 통증이 지속될 경우,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무릎관절은 한번 손상되면 다시 원상복구가 어렵기 때문에 평소에 잘 관리해줘야 하며, 처음부터 관절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삼가해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움말 : 윤성환 이춘택병원장, 정형 9과

황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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