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8일 오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일대에서 열린 '시민이 이깁니다' 대구 국민승리유세에 참석하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5·9 대선 본선이 시작되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속에서도 힘 모아 ‘안철수 때리기’에 나선 경쟁 후보들의 속마음과 노림수는 제각각이다.

문 후보는 자신을 바짝 뒤쫓는 안 후보를 보수 후보로 가둬놓기 위해 고심 중이다. 안 후보에게 보수표를 빼앗기고 있다고 판단한 홍 후보와 유 후보도 공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문 후보는 안 후보를 ‘보수 세력의 지지를 받는 후보’로 규정하고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를 불러온 구 여권 세력과 정서적으로 가깝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강조, 안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은 ‘정권연장’과 다름없다면서 ‘진짜 정권교체’를 위해 자신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록 안 후보가 보수 후보들로부터는 ‘가짜보수’로 비판받지만, 보수 지지를 받는 것은 사실이라는 점을 부각해 진보·중도층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가 17일 공식선거운동 첫날 유세에서 “이번 대선은 촛불과 함께하는 정권교체냐, ‘부패 기득권세력’ 정권연장이냐의 대결”이라고 말한 것도 그 맥락이다. 다만 최근까지 안 후보와 다른 후보들을 함께 공격할 때 사용했던 ‘적폐연대’ 구호에 중도·보수층의 반감이 크다는 점을 의식해 앞으로 이 용어는 쓰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문 후보는 ‘120석 정당 대 40석 정당’, ‘준비된 후보 대 불안한 후보’의 프레임으로 안 후보에게 공세를 펴고 있다.

문 후보의 공세가 어떻게든 2위와 격차를 벌리기 위한 싸움이라면, 범보수 후보들의 움직임은 보수후보 지분을 놓고 벌이는 싸움으로 읽을 수 있다.

특히 범보수 후보 중 지지율 1위이지만 10%를 넘지 못하는 홍 후보 측이 안 후보에 극도의 경계심을 표출하고 있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안 후보가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데다 대표 우파논객인 조갑제 씨마저 “안철수가 당선되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하면서 한국당의 위기감은 커진 상황이다.

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이 전날 서울시당 선거대책회의를 시작하자마자 “안철수 지지율 상승은 녹아 없어지는 ‘눈사람 득표’”라면서 안 후보를 집중 공격한 데서 이러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홍 후보와 한국당은 ‘문재인 거부 정서’가 강한 보수 진영에서 사표 방지 심리에 따라 안 후보를 밀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홍찍문’(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 논리에 ‘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의 시대가 열린다’는 ‘안찍박’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안 후보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입장 변화 등을 지적하면서 ‘안철수 = 가짜보수’ 프레임을 굳히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안 후보 공세에 지나치게 화력을 쏟아부을 경우, 문 후보 지지율을 올려주는 결과를 빚을 수도 있다는 것이 홍 후보 측의 고민이다.

유 후보와 바른정당도 안 후보 공세에서만큼은 홍 후보와 공동 전선을 형성하는모양새다.

유 후보는 안 후보의 사드 입장 변화 등을 문제 삼아 ‘가짜보수’ 공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 후보는 전날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에서 한 대선 출정식에서 “안철수 후보는 지금 호남의 지역 기반으로 후보가 된 다음에 안보에 대해 말을 계속 바꾸고 있다”고 성토했다.

라다솜·나은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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