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아들을 위해 자전거를 훔친 40대 싱글맘이 경찰에 붙잡혔다가 되려 선물을 받았다.

19일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오전 7시께 고양시 덕양구의 한 건물 앞 자전거 거치대에 보관 중이던 어린이용 산악자전거가 사라졌다.

경찰은 탐문 수사를 통해 절도 혐의로 A(44·여·청소미화원)씨를 검거했고, 도난품을 회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줬다.

그런데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A씨의 사연이 경찰관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A씨는 남편과는 이혼하고 공공임대아파트에서 살며 청소미화원 월급 약 100만 원의 수입으로 자녀 둘을 키우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둘째 아들이 A씨에게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계속 졸랐으나 A씨는 사줄 형편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청소를 하다가 건물 앞에서 자전거를 우연히 보게 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어린이 자전거가 눈에 띄자 순간적인 욕심에 훔치게 됐다”며 울먹였다.

엄마가 자신에게 선물한 줄로만 알고 있던 자전거가 갑자기 사라지자 A씨의 아들 역시 풀이 죽어 지내고 있었다고 한다.

이 사연을 들은 고양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은 고민 끝에 돈을 모아 중고로 어린이용 산악자전거를 구매해 A씨에게 전달했다.

A씨는 “죄를 지은 것도 죄송한데 너무 큰 선물을 받다니, 앞으로는 부끄러운 짓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내용의 감사 인사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어려운 사정과 반성하는 태도 등이 고려돼 A씨는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며 “앞으로 생활범죄수사팀을 더 활성화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호활동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진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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