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2주 앞두고 정치 선거 드라마 영화 ‘특별시민’이 개봉한다. 이 영화는 ‘신이 내린 개봉 타이밍’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별시민’은 대한민국 최초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중년 정치인 ‘변종구’(최민식)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오직 서울만 사랑하는, 발로 뛰는 서울시장 변종구. 하지만 실상은 어느 정치인보다도 최고 권력을 지향하며 이미지 관리에 철저한 정치 9단이다. 그는 승리를 위해 검사 출신 국회의원이자 선거공작의 일인자인 ‘심혁수’(곽도원)를 보좌관으로 삼고, 겁없이 선거판에 뛰어든 젊은 광고 전문가 ‘박경’(심은경)을 참모로 영입한다. 그가 3선을 통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차기 대권이다. 하지만 상대 후보들의 치열한 공세에 예기치 못했던 사건들까지 일어나며 변종구는 선거전에 거듭 위기를 겪는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당명, 플래카드, 배경색 등이 어딘가 모르게 현실 속 한 정당을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다소 생생한 이 묘사들은 문제의 당을 직접 저격하려는 의도보다는 우리의 현실 속 세상을 적나라하게 풍자하려는 것에 초점을 둔다. 촌철살인적인 대사, 현실을 관통하는 통쾌하면서도 상징적인 장면, 선과 악의 이면을 지닌 인간적인 정치인들의 모습도 관람 포인트다. 막강한 기반의 보수정치인 변종구는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하며 권모술수에 능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인간적 숨결도 드러낸다. 문래동 공장 노동자에서 사법고시 패스, 정치 입문, 서울시장 당선으로 이어져온 파란만장한 궤적과 출마선언에서의 연설은 울컥할 정도로 빠져들게 만든다.

또한 변종구의 경쟁 후보 양진주(라미란)의 싱글맘 정치인의 모습은 때묻지 않은 순수정치를 보여준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한국 정치의 현실에 부딪혀 어떻게 한계점을 드러내는지도 여실히 보여준다. 양진주의 모습을 통해 변종구가 어떤 계기로 타락하게 됐는지도 함께 반추한다. 특히 변종구 아내의 모습은 현실 속 누군가를 절로 떠올리게 한다.

이 영화의 관건은 각 후보에게 일어나는 악재와 사건들에 대처하는 각자만의 대처 방식이다. 긴장감과 흥미를 절로 불러오게 한지만 방식이 온전치 않다는 점도 재미있다. 정치 9단 답게 능수능란한 잔꾀로 위기를 돌파하는 변종구의 재치와 각종 이슈를 만들어 언론과 대중의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게 하는 그의 수하들의 전략은 탁월하면서도 그것이 부끄러운 한국 정치의 현실임을 자각하게 한다. 양쪽 선거캠프를 오가며 권력의 주변에서 특종을 캐내는 기자(문소리) 역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최근 역사적인 사건을 경험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현실적인 정치 드라마가 될 것이다. 5월 9일 개봉.

황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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