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터의 머슴이 군불을 피우고 있었다.

주인으로부터 언제나 가족들을 자신의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라는 부탁을 받았기에 찬바람을 피해 따뜻이 지내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음 날 가마지기는 주인이 운영하는 백자 도자기 가마터로 나갔다.

그는 가마에 불을 지피 울 때 마다 주인이 가르쳐 준 도자기들을 가족처럼 여겨 알맞은 온도에 옥빛이 나도록 구워야 하므로 장작불 온도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마지기는 그만 실수를 저질러 가마가 터지는 사고를 일으켜 도자기들이 상품 가치를 잃게 만들었다.

주인은 곧바로 머슴을 불러 불필요한 장작을 많이 써가며 온도를 높인 것을 나무랐다.

주인이 말한 장작불의 온도는 평소 주인 가족들을 사랑해야 하는 섬김의 온도였다.

지금 이야기 속 일화 같은 현실이 이 땅에도 일어났으니, 당진 ‘에코파워’ 석탄발전소 승인에 따라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나라의 가마지기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주인인 국민을 무시하고 불필요한 발전소 건립을 마구잡이로 승인하는 바람에 또 다른 정치 농단 구설에 휩싸였다.

국정 농단의 혼란한 틈을 가마지기 위정자들이 석탄발전소 승인을 하는 바람에 문제를 야기 시킨 결과다.

그렇지 않아도 당진에는 다수의 석탄화력 발전소가 자리하고 있고, 지금 수도권의 한 ‘지자체’에서도 석탄발전소 건립에 따른 분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이때에, 석탄발전소 승인은 결코 가볍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지금 세계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는 마당에, 당진의 석탄 발전소 건립은 시대적 친환경 추구와 국민에 대한 ‘이율배반’이다.

힘의 논리에 의한 국민을 상대로 한 변칙적 국정운영은 또 다른 국가전복 사태나 다름없고, 국민 행복추구권을 뛰어 넘은 인권파괴이며, 권리남용에 따른 존엄의 정체성까지 말살하는 행동이다,

가마지기 위정자들의 기본적인 환경의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당진에 또 하나 재앙의 씨앗을 던져 놓고 말았다.

태초 자연은 인류에게 환경보존을 유산으로 주었다.

이 존엄을 보존하고 지켜야 할 책임을 지닌 가마지기 위정자들의 그릇된 섬김의 정신이 고갈되어 그 심각성으로 인해 저탄소 녹색성장에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문제의 고농도 미세먼지 오염인자 생산을 부추켜 국민의 숨통을 조이는 석탄발전소 건립은 더 이상 존재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책임자들은 이 땅에서 사라지게 해야 할 책무가 가마지기들에게 주어져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에코파워’ 석탄발전소 승인에 따른 상실한 환경조절기인 가마지기들의 정체성 회복이 하루 빨리 이루어질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나침판을 잃은 가마지기 위정자들이 주인인 국민을 무시한 행위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차제에 가마지기들이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임무가 국민의 환경권을 쥐고 있는 최종 보루이기에 국민의 마지막 희망까지 짓밟아서는 안 되며, 이 땅에 영원토록 국민의 피부온도 즉, 평화로운 생활터전을 지켜내야 하는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환경당국은 주인인 국민이 평화롭게 살아 갈 수 있도록 적정한 평화로운 정신의 군불 같은 환경 온도조절을 위한 막중한 책무가 주어져 있다는 것을 재삼 상기해야 한다.

지금 국가 사태가 그렇듯 대기업과의 정경유착으로 인한 경제논리와 이권논리에 치우치는 반복은 또 다른 국가 전복이므로, 후에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존엄의 진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친환경 교과서마저 내동댕이쳐 저 탄소 녹색성장에 위배되는 자연 순리적인 인간의 존엄성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에코파워’ 석탄 발전소 승인은 백지화 되어야 한다.

김종보 소설가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