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덕양구 창릉동과 동산동 일대 주민들이 양봉장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0일 피해주민과 창릉동 주민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을 인근 공터에 양봉장이 들어섰고, 벌들의 활동이 시작된 4월부터 마을주민들은 벌쏘임, 배설물 등의 피해를 겪고 있다.

따뜻한 봄날씨가 계속되면서 벌들이 활발하게 활동해 양봉장 주변 창릉동과 동산동 일대는 벌의 배설물로 뒤덮였다.

양봉장 인근에 주차된 자동차와 마당 및 베란다에 널어놓은 빨래들까지 벌들의 배설물로 인해 누렇게 얼룩이 졌다.

자동차에 붙은 벌의 배설물이 쉽게 지워지지 않아 일부 주민들은 배설물을 닦다가 자동차에 흠집이 나기도 했다.

양봉장과 인접한 곳의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한 어린이는 벌에 쏘이기도 했다.

벌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5~9월에는 꿀 채취를 위해 벌들이 민감해 지는 시기로 벌쏘임과 같은 피해가 잦아질 위험도 있다.

주민들은 이같은 피해를 호소하며 해당 양봉업자에게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양봉업자는 당장 양봉장을 옮길 수도 없다며 대책마련에 난색을 표했다.

특히 양봉장으로 인해 매년 보건소가 실시하고 있는 마을 방역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봉업자가 방역으로 인해 벌들이 죽는 등 피해를 입게된다면 소송을 통해 피해보상을 요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방역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민들은 또 다른 피해를 겪을 수 있어 주민들과 양봉업자와의 갈등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주민 A(61·여)씨는 “최근 2주사이 날이 따뜻해지면서 벌들이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벌들의 배설물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며 “배설물도 문제지만 양봉장에서 길만 건너면 어린이집이 있는데 아이들이 피해를 입게 될까 걱정된다. 어떤 방법이든 빠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소·돼지와 같은 축산동물들의 문제는 법이나 조례 등으로 민원을 해결할 수 있지만 곤충에 관한 특히 양봉업의 경우엔 처리할 방법이 없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시가 중재에 나서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표명구·노진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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