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기현 대한장애인사이클연맹회장 시구
“꿈꾸는 것 같았어요.”

20일 kt wiz와 KIA타이거즈의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둔 수원 kt위즈파크.

지체장애(2급)를 지닌 권기현 대한장애인사이클연맹 회장이 웨어러블 외골격 로봇의 도움을 받아 멋지게 시구를 성공했다.

kt는 장애인의 날(4월20일)을 맞아 지역 장애체육인들을 시구자로 초대했고, 권 회장은 장호철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18일)과 휠체어펜싱 국가대표인 김선미(19일)에 이어 3번째로 공을 던졌다.

시구를 마친 권 회장은 “많은 관중들 앞에서 시구해 떨렸지만, 올해 들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 9월 외골격 로봇을 처음 입었다. 군에서 제대한 1993년 척수수술 후유증으로 장애를 입은 지 20여 년 만에 두 발로 땅을 딛고 일어선 것이다.

그는 “지인의 도움으로 러시아에서 우연한 기회에 로봇을 접했는데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돌아봤다. 외골격 로봇 개발 업체 엑소아틀레트아시아가 로봇을 제공하면서 한국에서도 3개월 간 경험할 수 있었다.

사용이 쉽지는 않았다. 온 몸이 쑤시고 간혹 염증이 생기기도 했다. 재활 운동 지도자들이 옆에서 큰 도움을 줬다.

권 회장은 “올해 들어서는 사용하지 않다가 시구를 제안 받고 몇 주간 연습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2~2013년 핸드사이클 선수로 활동했고,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2014년부터 연맹회장을 맡아 장애인사이클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권 회장은 마지막으로 “저는 운이 좋아 새로운 경험을 했지만 앞으로는 많은 장애인들이 외골격 로봇을 사용할 수 있게 국가적으로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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