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해 마라톤을 시작하기로 한 40대 후반 김 모씨는 지난 3월부터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대회에 연속으로 참가했다. 하지만 대회를 준비하면서 무리를 했던 탓인지 가끔 있었던 발바닥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최근에는 자고 일어나 처음 발을 바닥에 디뎠을 때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했다. 병원을 찾은 김 씨는 ‘족저근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족저근막은 발 바닥에 있는 두껍고 강한 섬유띠로 체중을 지탱하고 보행 시 충격을 흡수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족저근막에 과도한 스트레스나 체중부하가 걸리면 염증이 발생해 뒤꿈치 쪽으로 통증이 유발되는데 이를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건강보험공단 진료 통계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는 2010년 8만9천906명에서 지난해 22만7천418명으로 약 153% 증가했다. 마라톤, 등산 등 발바닥에 무리가 많이 가는 스포츠 활동 인구가 늘고, 굽이 높은 하이힐과 키높이 구두, 낮은 플랫슈즈 등 발이 불편한 신발 착용이 증가한 것이 원인 꼽힌다. 특히, 족저근막염 환자 전체 인원의 48.37%가 40~50대인데, 이 질환이 급성 외상보다는 대부분 자극이나 손상이 누적되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은 아마추어 마라토너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며, 일반인에게도 무리한 등산, 조깅 등의 운동으로 인해 나타난다. 발바닥이 딱딱한 바닥에 의해 장시간 충격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마라톤을 즐기거나 전문적으로 하는 인구 수는 대략 500~600만 명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우리 일상 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으며 계속 늘어나고 있다. 참가자들의 대다수가 40~50대 중·장년층으로 사람 수가 많아지는 만큼 뒤꿈치 통증을 호소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족저근막염이 가장 흔히 발생한다. 또한, 평소 축구, 농구, 등산, 조깅 등의 운동을 과도하게 즐기는 사람들이나 운동을 이제 막 시작한 사람들이 무리해서 운동량을 늘린 경우에도 쉽게 발생한다.

직업이나 불편한 신발도 원인이 된다. 오래 서있는 직업군이거나 바닥이 딱딱한, 혹은 굽이 높은 신발을 오랫동안 착용하는 사람에게도 높은 비율로 족저근막염이 발병한다.

한편, 족저근막염은 선천적인 요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발바닥의 아치가 지나치게 높은 요족이거나 낮은 평발인 경우 족저근막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발의 아치가 높거나 낮으면 족저근막이 긴장하면서 섬유화 되거나 퇴행성 변화가 생겨 염증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비만이나 가족력, 반복적 외상 또는 뒤꿈치 아킬레스건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족저근막염의 진단은 주로 임상증상과 이학적 검사를 통해 내릴 수 있다. 발뒤꿈치뼈 부위에 명확한 압통점을 찾으면 진단이 가능하며, 발바닥에 전반적인 통증도 족저근막의 방향을 따라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발바닥 스트레칭, 운동치료, 보조기, 체외충격파 등 보존적 치료방법을 시행하지만 증상 호전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또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6개월 이상 심한 통증이 지속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로는 ‘근막절개술’이 있으며, 이는 염증이 발생한 근막을 절개해 부은 근육으로 인한 압력을 감소시켜 신경 및 조직의 손상을 막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수술은 족저근막염 환자의 5~10%의 경우에만 해당된다.



족저근막염은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특히 발가락 전체를 잡고 발등 쪽으로 올려주는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또한 운동 역시 가능하면 잔디 혹은 흙으로 된 부드러운 길로 달리고, 무리한 운동보단 조금씩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여성의 경우 하이힐을 자제하고 하이힐을 착용했을 경우 족욕과 찜질을 통해 발바닥의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좋다.

도움말 : 박정민 윌스기념병원 족부전문의

황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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