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보수를 주창하는 바른정당이 대선을 코앞에 두고 왜 이런 주제들에 휘말리고 있는지도 답답하지만 한편으로 지지율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창당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형편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알다시피 지금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벌써 일주일을 넘고 있다. 그런데도 바른정당과 유승민 대통령후보는 토론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중요한 지지율은 한 자릿수를 맴돌고 있다. 그야말로 비교섭단체인 정의당보다도 못한 지지율을 거듭하고 있다면 당으로서는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자칫 대선 승리보다 선거이후가 걱정되는 판국이다. 새누리당을 뛰쳐 나올 때의 보수에 대한 기개나 정신과는 별개로 당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은 무엇으로나 또 다른 활로를 찾아야 하는 변명이 충분하다. 막판 단일화를 타진하는 상황은 그래서 당연한지도 모른다. 어찌됐건 이번 대선에서의 승패는 보수의 단결로 이어진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당안에서는 구체적인 연대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바른정당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그래서 유승민 후보 당선에 최선을 다한다지만 구체적으로 문 후보 당선 저지를 위한 반문연대 차원의 얘기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지 모른다. 물론 그 대상은 한국당 홍준표·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다.
우리는 엊그제도 서서히 연대를 위한 움직임이 시작된 것을 암시한 바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간이 갈수록 서로의 입장이 애매해져 가서는 일이 그릇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보수 연대 없이는 선거를 치르나 마나하다는 인식들이 팽배해 있어서다. 이미 문 후보측은 표정관리만 남았다는 분위기다. 그런데 보수에서는 연대 분위기도 어렵다면 얘기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이쯤에서 서로의 보수 정통성을 따져야 무엇하겠는가. 그야말로 후보간 흔들기식은 아무런 결과물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바른정당이나 한국당은 알아야 한다. 지금 이대로는 출구가 없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세울 강력한 전략만이 필요할 뿐이다. 바른정당 의원들 표현대로 살점이 뜯겨 나가는 아픔이라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