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체중 이근아. 사진=조태형기자 
“저도 어디서 이런 힘이 나는지 모르겠어요.(웃음)”

여자 수영 단거리 유망주 이근아(경기체중 3년)는 큰 경기를 앞두고도 긴장하는 법이 없다. 오히려 설레고 들뜬 기분을 누그러뜨리려 노력한다. 훈련을 따라가는 건 아직 힘에 부치지만 출발대에 서면 힘이 솟는 ‘실전파’다. “물살을 가를 때 가장 행복하다”는 이근아가 지난 24일 끝난 제7회 김천전국수영대회에서 여중부 5관왕에 올랐다.

이근아는 자유형50m와 100m를 비롯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춘 혼계영400m, 계영400·800m에서 우승했다. 4관왕 경험은 있지만 5관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근아는 “올해 첫 대회라 부담도 됐고, 후배들 실력이 나날이 올라오고 있어 따라잡힐까봐 걱정이 많았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며 웃었다. 다만 기록이 예상했던 것만큼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했다.

6살 때 3살 터울의 오빠를 따라 수영을 시작했다. 수원 잠원초 6학년 때 출전한 소년체전에서 4관왕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경기체중에 진학하고 1학년 땐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해 소년체전 4관왕을 포함해 각종 전국대회를 휩쓸며 물오른 기량을 뽐냈다. 대회신기록도 여러 번 갈아치웠다.

박세진 경기체중 코치는 “승부욕과 의지가 남다른 선수”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물속 동작이 좋고 후반 레이스에서 치고 나가는 스퍼트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만 갖추면 더 경쟁력 있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근아는 우선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마지막’ 소년체전에 집중한다는 각오다. 기록 경신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근아는 “자유형 50m와 100m 모두 대회신기록을 꼭 깨고 싶다”고 했다. 50m(26초13)는 지난해 대회 때 본인이 세운 기록이다.

경기스포츠과학센터에서도 이근아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체계적인 지원에 나선다. 센터는 이근아 등 도내 우수선수를 선정해 국가대표 수준급의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 접영100m기록 보유자인 이키 리카코(17)를 닮고 싶다는 이근아는 “아시안게임에서 이키 언니와 한 번 겨뤄보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근아는 소년체전에 앞서 다음 달 12일부터 시작하는 국가대표 선발대회에도 출전한다. 박 코치는 “대표로 뽑힐 가능성은 낮지만 실업팀 선수들과 기량을 겨룰 수 있는 값진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장환순기자·사진=조태형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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