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이 체력전으로 전개되면 안양KGC인삼공사와 서울삼성 중 어느팀이 유리할까.

체력은 7전4선승제로 치러지는 챔피언결정전의 여러가지 변수 가운데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현재 양팀은 1승1패를 기록해 장기전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일단 인삼공사가 기본적인 체력에서 앞서 있다.

인삼공사는 정규리그 1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 정규리그 종료 후 약 2주간 휴식기를 가졌다.

이어 열린 4강 플레이오프에서 울산 모비스를 3연승으로 돌려세우며 챔피언결정전까지 또 1주 정도 여유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은 6강과 4강 플레이오프를 연달아 5차전까지 치르는 접전을 벌여야 했다.

6강 1차전인 3월 31일부터 4강 5차전이 열린 19일까지 20일 사이에 10경기를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더욱이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은 22, 23일에 연전으로 치러 체력 부담이 더했다.

그러나 장기전으로 간다고 해서 인삼공사가 무조건 유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

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35·203㎝)의 체력이 좋은 편이 못되기 때문이다.

체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사이먼은 체력이 떨어지면 골밑에 아예 들어가지 않고 미들슛으로 승부를 보려는 습성이 있어 공헌도가 크게 떨어진다.

또 사이먼은 이틀 연달아 열리는 경기에도 취약점이 있다는 평을 들어왔다. 실제로 그는 23일 열린 2차전에 13점에 그쳤다. 22일 1차전 24득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삼성의 리카르도 라틀리프(28·199㎝)는 6강부터 거의 매 경기 35분 안팎으로 뛰고 있지만 좀처럼 지친 기색이 없다.

22일 1차전에 43점, 15리바운드를 기록했고 23일에도 28점, 14리바운드로 제 몫을 해냈다.

특히 인삼공사는 또 다른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가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아 2차전에 결장하는 등 부상 변수도 떠안고 있다.

하지만 삼성 역시 체력을 강점으로 내세울 처지는 못 된다.

물론 마이클 크레익이나 김준일은 매 경기 20분 안팎의 시간만 뛰고 있기 때문에 체력은 어느 정도 아낄 수 있다.

그러나 문태영, 임동섭 등 30분 이상을 소화해줘야 하는 선수들의 체력이 문제다.

또 라틀리프 역시 ‘철인’이 아닌 다음에야 연일 계속되는 ‘플레이오프 강행군’에 체력이 언제까지 버텨줄지 미지수다.

최소한 5차전 이상으로 진행될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양팀 주축 선수들의 ‘체력’이 주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오창원기자/cwoh@joongboo.com

▲ 안양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의 경기. 사진=중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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