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1일), 석가탄신일(3일), 어린이날(5일), 대선(9일)…'

 공휴일이 몰린 5월 초, 최장 11일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맞벌이 가정은 근심이 가득하다.

 대부분 학교와 공립유치원이 5월 첫째 주 봄방학에 들어가는데, 여건상 연휴 기간 남들처럼 쉴 수 없는 데다 어린 자녀를 맡길 곳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2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교는 5월 첫째 주 샌드위치 데이를재량 휴업일로 정해 일제히 봄방학에 들어간다.

 봄방학이 없는 학교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각 1개교뿐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학교들은 주로 내달 4일을 재량 휴업일로 정해 3∼7일 쉬거나, 1∼2일까지 재량 휴업일로 정해 1∼7일을 봄방학으로 지정했다.

 방학일수가 긴 여름·겨울방학과 달리 봄방학은 짧아서 초등학교 돌봄교실도 운영되지 않고 도서관을 개방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학교가 많다. 초등학교와 학사일정을 공유하는 병설유치원 1천82곳 역시 같은 기간 대체로 휴업한다.

 일부 공립 단설유치원, 사립유치원, 어린이집 등의 경우 법정 공휴일이 아닌 평일에는 정상 운영 또는 부분 운영을 한다지만 연휴 기간 등원 수요조사 자체가 맞벌이 가정엔 압박 아닌 압박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처럼 연휴를 활용해 가족들과 여행계획을 세우는 가정과 사정이 다른 맞벌이 가정, 자영업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 황금연휴를 마음껏 누릴 수 없는 가정에 대한 배려는 미비한 실정이다.

 갑자기 보낼 학원이나 아이를 맡아줄 곳을 알아보는 것도 여의치 않고, 시댁 또는 친정 부모님 등 친인척의 도움조차 받기 어려운 가정은 눈앞이 깜깜하기만 하다.

 가정형 어린이집에 두 살배기 자녀를 보내는 맞벌이 부부 김모(38·여) 씨는 "얼마 전 5월 첫째 주 징검다리 연휴 등원 수요조사를 한다길래2일과 4일 등원시키겠다고 써서 냈더니 '그날 어머님 자녀만 나온다. 혹시 아이 봐줄 사람 없느냐'고 은근한 압박을 줬다"라며 "아이를 맡기는 부모 입장에선 당연히 선생님 눈치 보기 마련인데, 사실상 아이를 보내지 말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털어놨다.

 초등학생과 5살 자녀를 둔 박모(42·여)씨는 "학교가 1일부터 7일까지 쉬는데 계속 출근해야 해서 이번에도 친정 부모님께 자녀를 맡겼다"며 "부모님께서는 맡기라고 하지만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다.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지내는 데 가정의 달이 무슨 의미인가 싶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봄방학 등 학사일정은 관리자 단독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의 협의를 거쳐 정해지는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연휴 동안 학교 도서관을 개방하고 당직 교사를 근무하도록 하는 등 학교 여건에 맞게 학부모, 학생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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