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4개 폴리텍대학 학생기숙사에 여학생들의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여성 사감이 없다시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문제가 4년이 지난 현재까지 고쳐지지 않고 있다.

27일 정의당 이정미(비례) 국회의원에 따르면 폴리텍대학은 전국 34개 캠퍼스 중 서울 강서캠퍼스를 제외한 33개 캠퍼스에서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성 사감이 있는 기숙사는 4곳에 불과했다.

인천지역에 위치한 남인천캠퍼스와 인천캠퍼스 역시 각각 17명과 50명의 여학생이 기숙사를 이용하고 있지만 여성 사감은 인천캠퍼스 기숙사에만 배치됐을 뿐 남인천캠퍼스에는 배치되지 않았다.

폴리텍대학이 기숙사를 운영하는 전국 33개 캠퍼스에 기숙하고 있는 학생은 총 8천436명으로 이 중 여학생은 793명에 달한다.

남학생의 경우 86.9명당 1명의 남성 사감이 관리하고 있지만, 여학생의 경우 인천캠퍼스와 안성캠퍼스, 논산 바이오캠퍼스, 대구 섬유패션캠퍼스를 제외한 29개 캠퍼스 기숙사에는 여성 사감이 없었다.

폴리텍대학은 지난 2013년 국정감사에서 문제를 지적받은 뒤 ‘기숙사 여학생이 30명 이상인 곳에 여성 사감을 우선 배치할 예정’이라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여학생이 생활하는 기숙사지만 여성 사감 배치와 관련한 규정도 없는 상황이다.

서울 정수캠퍼스의 경우, 여학생 40명이 입사했지만 여성 사감은 배치되지 않았다. 여학생 38명이 있는 아산캠퍼스와 35명인 춘천캠퍼스 등도 여성 사감이 없다.

이정미 의원은 “여학생들의 경우 기숙사에서 생활할 때 남성 사감의 생활지도가 사생활면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고, 성범죄 노출에 대한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며 “폴리텍대학은 여성 사감을 증원 배치하겠다던 약속을 지켜 기숙사에서 공부하는 여학생들을 배려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폴리텍대학 관계자는 “여성 사감을 둬야 한다는 규정은 따로 없지만, 지적된 부분은 공감하고 하루 빨리 문제점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캠퍼스별 기숙사 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학생의견을 취합한 뒤 최대한 빨리 여성 사감을 배치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상우기자/theexodu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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