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비밀(top secret)을 하나 말해볼까요?”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이 27일 서울 잠실구장 더그아웃에 모인 기자들에게 솔깃한 제안을 했다.
전날 더그아웃에서 있었던 비밀을 한 가지 말하겠다는 것이다.
SK는 전날 LG 트윈스에 0-9로 대패했다.
힐만 감독은 “어제 경기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투정부리듯 말하면서도 밝은 표정을 유지했다.
선수들에게서 긍정적이고 감동적인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힐만 감독이 공개한 비밀은 “어제 7회말이 시작하자 불펜 투수들이 모두 더그아웃으로 몰려오더니, 아주 큰 소리로 전유수를 응원했다”는 것이었다.
전유수는 전날 선발투수 윤희상이 5이닝 5실점(5자책)으로 무너지자 6회말부터 교체 등판했다.
그러나 2루타 1개를 포함한 안타 4개와 볼넷 1개, 몸에 맞는 공 1개, 희생플라이 등으로 고전하며 4점을 더 내주고 말았다.
힐만 감독은 “불펜 투수들은 전유수가 던지는 공 하나하나에 엄청난 환호와 응원을 보냈다”며 “그런 장면은 한 번도 못 봤다. 정말 훌륭했다”고 감탄했다.
그는 “어제는 0-9로 졌다. 속된 말로 ‘깨지는’ 날이었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팀 동료를 응원했다. 굉장한 일이다”라고 흐뭇해했다.
그러면서 “내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장면이었다”며 “선수들이 스스로 동료를 도와주는 장면이었다”며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런 응원 덕분인지 전유수는 7회말에는 수비 실책으로 한 차례 출루를 허용했을 뿐, 4명의 타자를 상대로 안타·볼넷 없이 무실점으로 1이닝을 막아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