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교가가 8절까지 있는 초등학교가 있어 화제다.

 가사는 에도(江戶)시대의 "쇼야(庄屋. 마을의 정사를 맡아보던 사람. 지금의 촌장)"를 기리는 내용이다. 일본의 왕정복고 변혁기인 메이지(明治. 1853~1877년)) 시대에 등장했던 "죽음으로 맹세", "책형(?刑. 죄인을 나무 기둥에 묶어 놓고 찔러 죽이던 형벌)" 등 교가에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도 등장한다. 얼핏 믿어지지 않지만,조상의 유훈으로 지금도 학교 행사 때마다 학생들이 소리 높여 제창한다고 한다.

 화제의 학교는 농촌으로 둘러싸인 후쿠오카(福岡) 현 우키와 시에 있는 시립 에나미(江南) 초등학교다. 이달 6일 열린 개학식에서도 아동들이 2분 20초 동안 교가를 제창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8일 전했다.

 개학식이 열린 체육관 무대를 향해 오른쪽에 1절부터 4절, 왼쪽에 5절부터 8절까지의 교가 가사가 내걸렸다. 학생들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시선을 돌려 가면서 노래를 불렀다.

 교가는 원래 우키와군(浮羽郡)의 노래로 만들어졌으며 24절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중 일부가 교가로 채택됐다. 이 학교는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기 전부터 14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언제부터 이 노래가 교가로 채택됐는지는 확실치 않다.

 가사에는 에도시대 초기 농민들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것을 보다 못해 당시 영주에게 인근 강에서 물을 끌어오도록 해 달라고 청원해 성사시킨 향토의 위인들인"5인의 쇼야"가 등장한다. 이들은 청원서에 혈서를 첨부, 실패할 경우 "책형"에 처할 각오를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교가에 학교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죽음"이나 "형벌" 같은 표현이 등장하지만, 마쓰다 기료타카 교장은 "불만이 제기됐다는 이야기를 한 번도 듣지 못했다"며 "학습을 통해 교가의 의미를 이해해 간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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