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스 "中 기쁘게 하는 발언…중국과 밀접한 문재인에 유리"
사드 비용 문제와 한미 FTA는 국제적이고 국가적인 약속인데, 이를 돌연 뒤집겠다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혈맹에 대한 일종의 '배신(bad faith)'이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이 발언이 코앞으로 다가온 한국의 대통령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특히 여론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상당히 유리한 국면을 조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해군연구소의 켄 가우스 박사는 연합뉴스와의 약식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당황했다"면서 "그런 결정의 근거가 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단 한 가지 떠올릴 수 있는 게 있다면, 대통령의 두 가지 결정은 오직 전임 오바마 정부의 결정을 약화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면서 "다만 한국이 북한 문제에 계속 집중하게 할 필요성을 고려한다면 조금이나마 그 발언들이 이치에 맞을 수 있다"고 했다.
가우스 박사는 또 "한국에 사드 비용을 대라고 하는 것은 적어도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합의를 훼손하고, 한미 관계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사드 문제가 사라진다면, 중국은 한미 FTA 폐기를 활용해 한국 정부와의 긴밀했던 경제 관계를 부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 연구원은 연합뉴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선동적이고 무지하며, 동맹국을 대할 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드 비용 문제의 경우 한국이 부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미국이 실제 배치 비용과 운용비를 대는 것으로 한미 양국이 이미 합의한 사항임을 환기하면서 "이는 미끼 상술(bait and switch)을 통한 배신이고 계약 후 조건을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FTA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를 끔찍한 재앙이라고 부르고, 한국이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고 한 것은 모두 틀렸다"면서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에게 책임을 돌린 이 협정은 부시 정부에서 협상한 것이고, 실제로오바마와 클린턴은 의회 승인을 위해 협정을 더욱 까다롭게 강화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과의 무역 손실은 한국의 저성장과 원화 약세 때문이며, 어떤 경우라도 17조 달러의 무역 손실 중 280억 달러의 비중을 갖고 미국을 파괴한다고 말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실 미국의 한국 수출은 한미 FTA 발효 이후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매닝 연구원은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미 방한 기간 재협상을 요구해 개선의 여지가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가 미국의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라면, 어느 정도 이런 발언이 설명이 가능하다"고 했다.
매닝 연구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돌출 발언이 문재인 후보에 호재라고 봤다.
그는 "이 발언이 의도된 바가 아니라 해도 결국 트럼프의 발언은 대통령이 되려는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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