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직후 대법원장·헌재소장 임명…대법관·헌법재판관 줄줄이 임명
'임기제' 검찰총장 최소 2번 임명 가능…검찰 고위간부 '주류' 바뀌나
차기 대통령은 임기 초반에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을 새로 임명하며 이를 토대로 사법부의 '판'을 다시 짜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사정기관의 대표격인 검찰을 이끌 차기 검찰총장도 임명하게 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새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미 공석인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9월 퇴임할 예정인 양승태 대법원장의 후임자도 곧 인선에 나설 전망이다.
대통령 취임 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사법기관을 이끄는 대법원장과 헌재소장을모두 임명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다만 1988년 2월 취임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같은 해 7월 이일규 대법원장을 임명하고 취임 6개월을 조금 넘겨 같은 해 9월 조규광 초대 헌재소장을 임명한 바 있다.
만약 헌재소장을 기존 헌법재판관 중에서 임명하면 차기 대통령은 재임 중 헌재소장을 한 번 더 임명할 수도 있다.
헌법재판관 재직 중에 소장에 임명된 재판관은 남아 있는 재판관 임기 동안만 헌재소장을 역임한다. 올 초 퇴임한 박한철 소장의 경우 등을 놓고 법 개정 추진의 필요성 제기 등도 있었지만, 후속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이전 상태 그대로다. 재판관 연임이나 중임 제한 규정이 없어 전·현직 재판관 가운데 소장 임명도 원칙적으로 가능하다.
이선애 재판관을 뺀 나머지 재판관들은 모두 2019년 4월 이전에 임기가 끝난다.
따라서 차기 대통령이 헌재소장을 한 번 더 임명할 수 있다.
특히 대법관 제청권자이며 헌법재판관 일부의 지명권을 보유한 대법원장이 정권초기에 임명되므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후속 인사에도 투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 대통령의 사법부 인사권이 막강해진 것은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지난 6개월간 임명권 행사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애초 새 대법원장과 헌재소장은 박 전 대통령의 임기 중 임명될 예정이었으나 그가 파면돼 새 대통령에게 기회가 넘어갔다.
이미 공석인 이상훈 전 대법관과 6월 1일 퇴임 예정인 박병대 대법관, 내년 1월2일 퇴임하는 김용덕, 박보영 대법관의 후임자도 새 대통령이 임명하게 됐다.
대법관 4명의 임명권자가 박 전 대통령에서 새 대통령으로 바뀐 셈이다.
새 대통령은 또 임기인 2022년 5월까지 김재형 대법관을 제외한 대법관 8명을 추가로 임명해야 한다.
2019년 4월 18일 퇴임하는 서기석, 조용호 헌법재판관의 후임 지명과 임명도 새 대통령의 몫이다.
내년 9월 19일 퇴임하는 김이수·이진성·김창종·안창호·강일원 재판관 후임은 국회나 대법원장의 선출 또는 지명을 거쳐 새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양승태 대법원장과 차한성·양창수·신영철·민일영·이인복·이상훈·박병대·김용덕·박보영·고영한·김창석·김신·김소영 대법관 등 14명을 임명했다.
헌법재판소 구성원으로는 박한철·이정미·김이수·이진성·안창호·김창종·강일원 등 7명의 재판관을 임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조희대·권순일·박상옥·이기택·김재형 등 대법관 5명과 박한철 헌재소장, 조용호·서기석 헌법재판관을 임명했다. 중간에 파면돼 대법원장 인사권은 행사하지 못했다.
◇ 검찰 개혁 논의 속 검찰총장 인사권도 연내 행사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모두 검찰 개혁에 큰 관심을 표명하면서 공약을 내건가운데 새 대통령이 검찰총장 인사권을 어떻게 행사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를 시행한 후 임명된 20명의 검찰총장 가운데 임기를 채운 사람은 7명이다. 이밖에 대통령이 바뀐 직후 검찰총장이 사직한 사례가 있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올해 12월 초에 2년 임기가 종료한다.
새 검찰총장의 임기 완료 여부와 관계없이 차기 대통령은 재임 중 최소한 2명의검찰총장을 임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 임명과 함께 검찰 고위간부 인사도 순차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이 같은 검찰 인사 '회오리'로 검찰 내부의 '주류'가 대거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검찰 수뇌부의 대거 교체와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들의 진용 변화가불가피할 전망이어서 향후 새 대통령의 '포석'에 벌써 관심이 집중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