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펀드 투자자 비율이 5년 전보다 낮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펀드 수익률하락과 불안전판매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진 때문으로 분석됐다.

 2일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만25∼64세 성인 남녀 2천530명을 상대로 온라인 및 대면조사를 통해 펀드 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32.3%가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가운데 펀드 투자자의 비율은 2012년 이후 대체로 줄어드는 추세였다.

 2012년 같은 조사에서 펀드에 투자 중이라고 한 응답자의 비율은 50.2%였다. 이비율은 2014년까지 28.7%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37.6%로 올랐으나 지난해 다시 하락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펀드 투자자들이 보유한 펀드는 평균 4개로 집계됐다. 펀드 투자자 가운데 5∼10개 펀드를 보유한 경우가 30%로 가장 많았다.

 펀드 투자자들은 평균 1억5천202만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보유 금융자산 내 펀드 투자액의 비율은 ‘절반 이하’라는 응답자가 88%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펀드 투자액은 일반 펀드(세제혜택이나 가입 의무기간이 없는 주식·채권형 등)투자자의 경우 평균 4천835만원, 특정 펀드(연금저축·재형저축 펀드나 소득공제 장기펀드 등 세제혜택과 가입 의무기간이 있는 펀드) 투자자는 평균 2천188만원이었다.

 펀드에 투자하는 목적은 은퇴 대비(3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보유자산 불리기(13%), 사업자금 등 목돈 마련(10.8%), 내 집 마련 또는 넓은 집으로 이사(10.4%), 부동산 투자자금 마련(8.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 위험 수용 성향은 원금 손실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 수준의 수익을 원하는 안정추구형의 비율이 42.8%로 가장 높았다. 중간 수준인 위험중립형은 22.1%였고 원금손실 없이 예·적금 수준 수익률을 기대하는 안정형은 20%였다.

 평균 이상 위험을 감수하는 적극·공격 투자형은 각각 10.7%와 4.4%에 그쳤다. 하지만 실제로 보유한 펀드 유형은 주식형이 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혼합형은26.3%였다. 이에 따라 조사 대상 펀드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중립형 이상의 위험을 안은 펀드에 투자하고 있었다.

 펀드 투자자 비율이 줄어드는 주된 이유는 금융회사에 대한 불신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에서 금융회사의 투자자 보호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응답이 10%가량에 그쳤다.

 재단은 “한국 펀드 시장은 2005년 적립식 펀드 열풍에 힘입어 급성장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익률 하락과 불완전 판매 등으로 투자자 신뢰가 약해졌다”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감독 당국과 금융회사의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남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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