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종반전… 최대 변수 떠올라

범보수 진영의 ‘이합집산’ 움직임이 5·9 대선을 불과 일주일 앞둔 정국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독주체제를 깨기 위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경쟁적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바른정당발(發) 집단탈당 사태가 발생해 대선 판도의 유동성을 키운 것이다.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탈당 및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당은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게 됐고, 대선 완주 의지를 거듭 밝힌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동력을 잃으면서 종반전에 접어든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

바른정당 비유승민계 의원 13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 대통합을 요구하는 국민의 염원을 외면할 수 없다”며 탈당을 선언하고 한국당 복당과 홍 후보 지지를 공식화했다.

전날 홍 후보와 심야회동을 갖고 지지를 결심한 14명 중 홍문표·권성동·김재경·김성태·김학용·박성중·박순자·여상규·이군현·이진복·장제원·홍일표 의원 등 12명이 탈당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운천 의원은 지역구 의견을 모으고 사흘 뒤 별개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탈당을 선언한 황영철 의원은 탈당계를 내지 않고 일단 보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탈당파 명단에는 선수가 높은 경인지역 중진급 의원들도 포함됐다. 경기도당위원장으로 지낸 김학용(안성)과 인천시당위원장으로 있었던 홍일표(인천 남구갑) 의원, 박순자(안산단원을) 의원 등 3선 의원 3명이다.

김학용 의원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사상 최악의 좌파정권의 집권을 더 이상 무기력하게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높아지는 홍준표 후보에 대한 지지율과 답보상태에 머무른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을 유도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탈당파 의원 상당수가 김무성계이지만 김무성(부산 중구영도구)·정병국(여주양평)·주호영(대구 수성을) 공동선대위원장은 당분간 당에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경인지역에서 대표 유승민계로 꼽히는 김영우(가평·포천) 의원을 비롯해 이학재(인천 서구갑)의원의 잔류도 유력하다.

정병국 의원은 “탈당한 의원들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만 이 과정도 올바른 보수정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받는 고난이라 생각한다”며 “김무성 의원과 함께 했던 의원들 중심으로 탈당해 김 의원도 망연자실해하지만 정치적 책임을 다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끝가지 함께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집단탈당으로 당 위세는 위축됐지만 유승민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따라 당의 진로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 후보의 낮은 지지율과 달리 실제 대선에서 선전한다면 정치적 영향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은 ‘국정실패세력’의 재결집에 불과하다고 일제히 맹비난했지만 내심 대선정국에 미칠 파급력을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전형적인 국정농단 철새들의 모습”이라며 “국민이 철저히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이러다가는 적대적 공생관계를 맺고 있는 낡은 양당 세력의 대결 판이 부활할까 걱정된다”며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줏대도 없고 용기도 없는 경박한 정치 군상들의 생존 몸부림”이라고 비판했다.

라다솜기자/radasom@joongboo.com

▲ 지난 1월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창당대회에서 의원들과 원외지구당 위원장들이 국정농단 등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무릎을 꿇고 있다(사진 위) 이후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은 "한국당 해체" "망나니 친박" 등을 외쳤으나 이들 중 13명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집단탈당하며 동시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지지를 선언하며 한국당 입당을 밝혔다(사진 아래) 이들은 탈당 선언문에서 "보수 단일화를 통한 정권 창출을 위해 바른정당을 떠난다", "보수의 대통합을 요구하는 국민적 여망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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