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긴 연휴… 소비시장 냉각

1년 중 카네이션 소비가 가장 활발해지는 5월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내 꽃가게와 화훼농가 업주들이 울상이다.

지난해 9월 시행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과 긴 연휴가 겹치며 소비시장이 얼어붙어서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aT 화훼공판장에서 거래된 카네이션 1속의 평균 경매가격은 4천400여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4월 19일~5월 2일) 6천62원 대비 27% 가량 하락한 수치다.

거래량 역시 지난해 14만6천속에서 올해 11만6천속으로 20% 가량 감소했다.

aT 관계자는 “5월 초 계속되는 휴일과 대통령 선거라는 특별한 시기, 그리고 김영란법 등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특히 김영란법으로 인해 이제 선생님께 꽃을 드리는 것도 위법이라 하니 화훼농가들이 살길이 막막한 실정”이라고 답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도내 화훼농가와 꽃가게 업주들은 이달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앞두고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천에서 화훼농장을 운영 중인 A씨는 “선거와 계속된 연휴 기간, 김영란법 영향 등으로 지난해보다 출하량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고양에서 화훼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올해는 카네이션 농사를 거의 하지 않았다. 개인사정도 있지만 김영란법 등의 영향을 고려했다”고 했다.

꽃가게를 운영하는 업주들도 울상이다.

수원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조모(40)씨는 “지난해에 비해 카네이션을 3분의 1 정도만 들여왔다”며 “김영란법 영향으로 확실히 주문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꽃가게 주인인 조모(50)씨는 “김영란법 때문에 스승의 날은 아예 포기한 상태”라며 “어버이날만 카네이션 판매를 준비하고 스승의 날은 준비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윤택 한국화훼협회 경기지회장은 “올해 카네이션 절화 거래량이 20~30% 정도 감소했고, 농가 숫자도 지난해에 비해 10% 줄어들었다”면서 “김영란법 대상에서 화훼 분야는 빠져야 한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화훼농가들은 전부 파산할 것”이라고 했다.

변근아기자

▲ 사진=연합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