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이 프로농구 20년 역사상 처음으로 선수와 코치, 사령탑으로 정상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웠다.

 김 감독은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에서 서울 삼성을 상대로 4승2패로 승부를 결정지며 프로농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김 감독은 원주 TG삼보(현 원주 동부) 소속이었던 2002~2003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고, 2007~2008시즌에는 코치로 동부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김 감독은 인삼공사 수석코치 시절인 지난 2015년 8월 당시 승부조작 의혹이 제기됐던 전창진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 된 팀의 사령탑 자리를 물려받았다.

 팀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대행’이란 꼬리표를 달았지만, 김 감독은 특유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었고 구단으로부터도 인정을 받았다.

 4개월 만에 정식 감독으로 임명된 김 감독은 2015~2016시즌 빠른 스피드와 강한 압박 농구를 앞세워 전 시즌 8위였던 팀을 4강 플레이오프(PO)까지 진출시켰다.

 2016~2017시즌이 되자 김 감독의 리더십은 만개했다.

 시즌 초반부터 서울 삼성, 고양 오리온과 선두경쟁을 벌였고, 6라운드에서는 무서운 기세로 9경기를 모두 이겨 구단 역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김 감독은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으면서 데뷔 2시즌 만에 최고의 사령탑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김 감독은 4강 PO에서 울산 모비스에 3연승을 거두면서 가볍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챔피언결정전의 상대는 김 감독과 같은 1972년생으로 동갑내기이지만, 현역시절프로농구 최고 스타로 꼽혔던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이었다.

 김 감독도 현역시절 국가대표를 거쳤지만, 이 감독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끝내 4승2패로 삼성을 꺾고 우승컵을 드는 데 성공했다.

오창원기자/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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