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을 둘러싼 학내 갈등이 학생들의 본관 재점거 사태로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성낙인 총장도 학생들의 폭력적인 본관점거 사태에 대해 이례적으로 담화문을 발표하고 ‘학생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형사고발’ 입장을 밝히는 등 강경입장을 보였다.

 3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대 직원들은 서울대 행정관 1층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던 학생들을 물리적으로 밖으로 끌어냈다.

 이에 서울대 총학생회는 같은 날 오후 6시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인 총궐기 집회’를 개최하고, 학생 200여 명이 오후 7시 30분경 행정관 진입을 시도, 재점거 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망치를 동원해 유리 등을 파손하는 등 불법적인 행태를 보였고,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2일 담화문을 통해 “학생들이 중대 범죄행위를 저질렀다.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성 총장은 “집회 후 일부 학생들이 행정관 점거를 시도 과정에서 사다리 등을 이용해 2층 기자실 창문 쪽으로 접근해 쇠망치로 유리창을 깨고 난입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 일부 학생의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 대학 당국은 최대한 인내를 가지고 대응했지만 지난 밤 일부 학생들의 행동은 학생 시위 도를 넘은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사법적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불법을 저지른 학생들에 데한 단호한 징계 조치와 기물 파손 등 불법행위에 대해선 별도의 형사고발로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본관을 점거 중인 학생들도 “대학 본부측이 학생들을 폭력적으로 끌어내는 등 불법을 먼저 저질렀다. 성낙인 총장 퇴진 농성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는 2007년 당시 이장무 총장 재임 시절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하면서 새로운 캠퍼스 조성계획을 발표했고, 2009년 시흥시가 캠퍼스 조성지로 결정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은 2014년 7월 성 총장이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고, 서울대는 작년 8월 22일 시흥시, ‘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사업자’와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형수기자/vodoki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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