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 통합 챔피언 안양 KGC 인삼공사가 동갑내기 오세근(30)과 이정현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들은 올 시즌 맹활약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등 리그 최고연봉을 받을 만한 자격을 갖추고 프리에이전트(FA)시장에 나왔다.

 인삼공사는 하지만 샐러리캡에 묶여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세근은 올 시즌 한 경기 평균 13.98점(국내 선수 3위), 리바운드 8.4개(국내 선수 1위)를 잡아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다.

 아울러 서울 삼성과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왼 손바닥 부상과 흉부 미세 골절 부상을 딛고 골 밑을 책임지며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거머쥐었다.

 이정현도 만만치 않다. 그는 올 시즌 한 경기 평균 15.28점(국내 선수 1위), 어시스트 5.02개(7위)로 오세근과 MVP를 놓고 경쟁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마지막 6차전 위닝샷을 성공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두 선수 모두 역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FA시장에서 두 선수의 가치 평가를 제대로 매길 경우, 프로농구 최고 연봉선수 양동근(모비스·7억5천만원)과도 견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세근의 올 시즌 연봉은 3억3천만원이고, 이정현은 3억6천만원을 받았다.

 문제는 샐러리캡이다. KBL은 최근 이사회에서 다음 시즌 각 구단 샐러리캡을 올 시즌에서 동결한 23억원으로 책정했다.

 인삼공사는 올 시즌 샐러리캡 소진율 94.7%를 기록했다. 두 선수에게 많은 돈을 안길 경우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탠 다른 선수들의 연봉을 깎아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부닥친다.

 그렇다고 두 선수 중 한 명이라도 놓친다면 팀 전력에 막대한 금이 간다. 인삼공사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돈 꾸러미를 안고 두 선수에 군침을 흘리는 타 구단도 많고, 이미 수 개 구단이 두 선수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FA 대상자인 오세근과 이정현은 일단 잔류하고자 하는 마음이 큰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실적인 것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이별을 할 수밖에 없다.

 일단 인삼공사는 원소속 구단 협상 기한인 15일까지 두 선수와 긴밀한 대화를 나누겠다는 입장이다. 이후에는 타 구단이 영입의향서를 제출할 수 있다.

오창원기자/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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