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의 선거 벽보가 전국 곳곳에 내걸리고 각 가정에 선거 공보물이 전달되면서 선거전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미래와 운명을 짊어질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헌정 사상 유례없는 보궐(補闕)선거로 5월 9일 실시된다. 공직 선거법에 의하면 이번에 선출되는 대통령의 경우 당선이 확정된 때부터 청와대로 들어가 임기가 개시된다. 따라서 임기가 바뀌면서 5년에 한번 12월 추운 겨울에 실시되던 대통령 선거를 앞으로는 꽃이 피는 5월 따스한 봄에 치르게 되었다. 12월 엄동설한에 치렀던 대통령 선거가 만물이 솟아나는 따뜻한 봄날의 변화와 함께 역사의 진보와 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의미는 정치권에 대한 사회적 혼란을 종식 시키고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현명한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불신이 팽배하고 어수선한 지금 우리나라는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에게 차기 정부 5년 동안 믿음과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선거(選擧)의 선(選)은 많은 사람 가운데 적당한 사람을 가려 뽑는 것이며, 거(擧)는 ‘들어 올리다’ 또는 ‘일으켜 세우다’ 라는 심중한 뜻이 새겨져 있다. 즉 선거는 어떠한 조직이나 집단의 구성원이 그 대표자나 책임져야 할 장(長)을 여럿 가운데서 투표를 통해 골라 뽑는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48년 5월 10일 최초의 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했다. 선거는 주권자인 국민이 정치권 권력을 누가 획득하는가를 결정해 일정한 기간 동안 권력을 어떤 책임자에게 위임하는 과정이라 생각 된다. 우리는 지금 정치 불안으로 신음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근대 정치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전환기에는 언제나 새로운 사고(思考)와 새로운 행동이 요구된다. 진실된 말은 없어지고 소리만 요란하다. 말은 믿어야 하는데도 누구의 말도 믿지는 못하여 말이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 세상으로 바뀌어 결국 서로간에 믿음이 없어졌고, 불신과 갈등만이 가득한 어지러운 세상으로 가고 있다.

이 사회는 돈과 권력만 있고 인간의 존엄성이 상실되고 말았다. 돈이면 안되는 것이 없고 권력만 잡으면 과정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데로 하는 무리들이 우글거리고 있는 살벌하고 험악한 세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한 마디로 기본과 원칙이 없다. 우리는 지난 겨울 몇 달 그리고 매번 주말마다 서울 광화문 거리에서 정치적 의견을 말하는 수많은 시민들을 보았다. 그들은 차가운 겨울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흔쾌히 자신의 주말 오후를 반납하며 자신들 스스로 무엇이 진실인가를 찾아 헤매며 답을 알고자 하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시민들이었다. 그리고 5월 9일 다시 우리는 심판대에 서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몇몇 대선 주자들이 자신의 자질과 감춰진 민낯에 심판받는 심판대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을 뽑는것도 뽑은 이후에 내 권리와 나라를 위하여 일하는지 평가하는 것도 결국 국민으로서 나의 역할이지 그들의 역할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게 무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 그것이 무관하지 않음을 우리는 우리가 겪었던 차갑고 매서운 겨울의 광화문 광장처럼 기억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이전에 했던 잘못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이며 앞으로 더 나은 미래를 지킬 수 있는 기회이자 내가 가진 소중한 권리인 것이다. 한 국가의 대통령 후보자라면 국가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어떻게 정치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행복한 삶인가를 올바른 가치관과 철학을 바탕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5월 9일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다.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그동안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는 점에서 국민이 거는 기대는 크다. 그러나 어느 분야든 만만치 않은 문제가 수두룩하다. 꼬일대로 꼬인 남북 관계도 그 중 하나다. 우리의 대북 정책은 정권이 바뀔때마다 성과를 얻지 못했다. 국가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국가를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향할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새로운 대통령은 우선 한 지도자의 생각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생각을 담을 수 있는 미래의 희망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명수 경기도문화원연합회 향토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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