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30만 원, 올해 1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농업전망 2017’에서 예측한 2021년 평균 농가소득이다. 이는 연평균 농가소득 증가율이 1%대에 그칠 것이란 암울한 현실을 투영한다. 저성장·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시장개발 확대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농·수산식품 소비 위축 등 대내외적 위기요인은 농업을 더욱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실제 우리 농촌은 취약하다. 2000년대 초부터 계속해서 감소해 2015년에는 2.1%까지 하락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농업생산 비율이 이를 증명한다. 일찍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사이몬 쿠즈네츠가 “후진국이 공업화를 통해서 중진국으로는 도약할 수 있지만 농업과 농촌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고 말했듯이 한국 농업의 붕괴는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시·군에서는 여전히 농업이 중심 산업이기 때문에 농업이 붕괴하면 지역경제의 기반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또한 농업이 지니는 식량안보, 경관 제공 등 다원적 기능이 사라지고 그 피해는 일반 국민에게 고스란히 미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선진국의 농업은 그 나라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농업이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지나지 않지만 식량의 안정적 공급, 일자리 제공, 전통문화 계승 등 공익적 가치는 날로 높게 평가받고 있고 농업 연관 산업의 비중은 국민총생산의 20%를 차지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활력을 잃은 농촌, 이것이 우리의 자화상이긴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생산 위주의 고립된 농정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해 나간다면 농촌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열 것이다.

지난해 5월 경기도가 선포한 ‘넥스트(NEXT) 경기농정 비전’이 이와 일맥상통한다. 넥스트 경기농정은‘건강한 먹거리, 행복한 소비로 농가 소득 전국1위 달성’을 목표로 농가 평균 연간소득을 2020년까지 5천만 원으로 증가시켜 전국 1위를 달성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지난 1년간 경기도는 넥스트 경기농정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 올해 농정예산으로 지난해보다 12% 늘어난 5천810억 원을 확보했고, 전체 농정예산의 57%에 이르는 3천332억 원은 넥스트 경기농정 실천예산이다.

또한 넥스트 경기농정 비전이라는 큰 맥락에서 행정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 시켜 농산물 우수관리(GAP) 인증면적을 전년대비 43.2% 증가(166.84k㎢, 여의도 면적의 57.5배)시켰고, G마크 인증 기준 강화를 위한 조례 개정과 농산물 수출 13억 달러 돌파, 청장년 팜 셰어(공공임대농장) 사업 추진 등 우수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넥스트경기농정 세부실천방안으로 2020년까지 억대매출 농가 5천 가구도 육성할 계획이다.

식량은 국가의 근간이다. ‘농민은 세상 인류의 생명창고를 그 손에 잡고 있다’라는 윤봉길 의사의 명언처럼 농업은 국기(國基)다. 하지만 지금의 농업은 안팎으로 위기에 봉착해 외면 받고 있다. 이에 경기도는 넥스트 경기농정 비전이 화려한 청사진으로 끝나지 않도록 각 사업별 성과지표를 개발하고 평가를 실시해 피드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농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농촌 활력을 제고하여 ‘돈 되는 농업, 잘사는 농촌’을 만드는 데 모두가 지혜를 모아볼 시점에 있다.

1주년을 맞이한 넥스트 경기농정은 이렇듯 본격적으로 닻을 올리고 순항중이다. 앞으로도 경기농정의 최종 종착지인 농가 소득 1위, 억대농부 5천호 육성 등 활기 넘치는 농업·농촌 건설에 전 행정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김건중 경기도 농정해양국장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