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北宋) 때 숭양현령에 장괴애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가 관아를 돌아보는데 창고에서 황급히 튀어나오는 한 구실아치를 발견했다.

잡아서 조사해보니 상투 속에서 한 푼짜리 엽전 한 닢이 나왔다.

엄히 추궁하자 그 구실아치가 ‘그까짓 엽전 한 푼 훔친 게 뭐 그리 큰 죄냐’고 항변했다.

장괴애는 ‘하루 한 푼이라도 천 날이면 천 푼이요, 물방울이 끊임없이 떨어지면 돌에 구멍을 뚫는다.’고 말하며 그를 단죄했다.

이를 두고 후일 사람들이 ‘수적천석(水滴穿石),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비유적 표현으로 사용했다.

지난 2001년 한·중 어업협정 발효 이후 해경은 우리 해역에서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근절과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불법 중국어선 단속을 전담할 해상특수기동대를 창설했고, 중·대형함정 및 고속단정 추가 건조 등 장비도 지속 보강했다.

또한 봄·가을철 꽃게 성어기에는 중·대형함정 4척으로 구성된 기동전단을 운영해 단속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했다.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은 쉽게 근절되지 않았다.

단속과 처벌이 강화되면서 오히려 중국어선의 저항이 더욱 거세졌다.

쇠막대, 도끼, LPG 가스통에 불을 붙여 단속함정에 던지는가 하면, 아예 등선조차 하지 못하도록 선측에 쇠창살을 설치하거나 철제 펜스를 설치하는 등 그 수법이 날로 흉폭하고 지능화됐다.

특히 작년에는 특정해역 인근에서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해경 고속단정 1척이 중국어선에 들이받혀 침몰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국민안전처(해양경비안전본부)는 지난해 10월 11일에 불법조업 중국어선이 해경 단속에 폭력 저항하는 경우 공용화기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공용화기는 대책발표 후 전국적으로 약 30회 정도 사용했고,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도 폭력 저항하는 중국어선에 대해 10여회 사용했다.

앞으로도 필요한 시기, 대상에 대해서는 주저없이 사용할 것이다. 그리고 사전고지, 절차 등 매뉴얼을 철저히 준수함으로써 우리의 당당함을 보여줄 것이다.

지난 4월 4일에는 NLL 해역에서의 중국어선 단속을 전담할 ‘서해5도 특별경비단’을 창단했다.

특별경비단을 창단한지 한 달여 지난 지금, 중국어선 조업척수가 급속도로 줄었다.

최근 3년 동안 상반기 NLL해역에 중국어선이 일평균 200~300척이 조업했다.

올해는 해경 특별경비단 창단일인 지난 4월 4일에 198척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최근 일평균 50여척으로 지속 감소했다.

작년 이맘때 220여척과 비교하면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일평균 40여척이 침범 조업해 문제가 됐던 한강하구 중립수역도 올해는 중국어선이 한 척도 없다.

해경 직원 모두가 한결같은 마음으로 중국어선 불법조업 근절을 위해 노력한 결과다.

물론 우리 해경의 노력만으로 된 것은 아닐 것이다.

NLL해역에서 해군의 적극적인 단속 지원, 외교적 노력에 의한 중국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해수부의 인공어초 설치 등 범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이뤄낸 결과라 생각한다.

춘추전국시대 노자는 ‘한 아름의 나무도 티끌만 한 싹에서 자라고, 천릿길도 발밑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앞으로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근절하고 우리 바다의 어족자원을 지키기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다양한 노력들이 지속돼야 한다.

아울러 우리 해양경찰은 매일 중국어선과 대면하는 최일선 현장에서 늘 당당하고 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이원희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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