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지난 해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후 대한민국은 150여일 동안 사실상 대통령이 없는 국정공백의 나라였따.

한반도 전쟁위기설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달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및 일본의 정상과 통화하면서도 한국과는 통화하지 않아 ‘코리아 패싱’ 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북핵 도발과 사드 배치를 구실로 한 중국의 압박 등 국가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속수무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맞이하는 현실은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당면한 위기 앞에 나라를 함께 살리자고 국민들에게 간절히 호소했다.

그 때 펼쳐진 금모으기 운동은 대통령의 간절한 호소에 국민들이 답한 것이었다.

국민들이 애국심으로 똘똘 뭉쳐 나라를 구한 역사적이고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 5월 대한민국이 당면한 난국의 본질은 국론분열의 위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 당선 후 “분열과 갈등의 역사를 화해와 대탕평으로 끊겠다” 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4년여가 지난 뒤 박 전대통령은 그 때의 약속과는 정반대로 나라를 촛불과 태극기로 갈라놓고 청와대를 떠나 결국 구치소로 갔다.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부러햄 링컨과 백인들이 600년 동안 지배하던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 는 대표적인 화해와 대타협의 영웅들이다.

남북전쟁 중에 공화당 후보로 대통령에 소선된 링컨은 자신의 정적 2명을 각각 국무장관과 재무장관에 앉혔다.

기자가 “왜 내각에 적과 반대자들을 임명했느냐”고 물었다.

링컨은 이렇게 답했다.

“우리는 국민을 통합해야 한다. 그들은 당내 실력자들이다. 나는 국민들이 그들로부터 봉사를 받을 권리를 박탈할 권리가 없다” 라고

버락 오바마가 경선 상대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에 임명한 것도 화해의 귀감이라 할 수 있다.

동서고금 정치사에 정적 포용을 통한 가장 담대한 화해와 타협을 실천한 정치가는 만델라다.

남아공은 17세기에 네델란드인들이 이주해오면서 부족집단을 묶어 국가의 형태를 만들었다.

여기에 프랑스·영국·독일 등 유럽인들이 가세해 아프리칸스(Africaans) 라는 신조언어를 쓰는 아프리카너(Africaaner) 라는 국민이 탄생했다.

전체 국민의 5.4%밖에 안되는 아프리카너들은 악명높은 인종차별 정책을 폈다.

흑인들을 차별하고 그들의 인권을 철저히 유린했다.

20대 때부터 이에 저항하는 투쟁에 뛰어든 만델라는 27년이나 채석장 강제노동 등을 포함한 감옥살이를 했다.

1990년 2월 석방된 만델라는 정당을 만든 후 1994년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다.

그는 아프리카 흑인들의 공적 1호인 전임 데 클레르크 대통령을 흑인 정부의 대통령 대리에 임명하고 데 클레르크가 이끄는 국민당 소속 관리와 정치인 5명을 각료직에 임명했다.

흑인들의 반발은 카리스마적 리더십으로 극복했다.

선거운동 기간동안 많은 유권자들은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소위 패거리 정치를 극복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을 가진 게 사실이다.

패거리 정치로 경쟁해서 이기고 나면 패거리에 갇히게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되었으면 그 패거리의 올무에서 벗어나야 마땅하다.

다행히 문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 이라고 선언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섬기겠다고 약속했다.

취임사를 보면 국가가 당면한 모든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인과 의지들이 담겨있다.

무엇보다 이념·지역·세대간 분열과 갈등을 종식하겠다는 약속이 선뜻 와닿는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병폐인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지 않고는 미래로 나아가기 어려워 질 것이 뻔하다.

이번 대선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를 제공했다.

현 정치구조에서 협치를 통해 이 땅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끌어올리면 대한민국은 앞으로 더 큰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새로 뽑힌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분 한분 모두가 저의 국민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역사의 길에 함께 해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은 이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더 큰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나라의 비상상황을 돌파하는데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국민 모두가 대통령의 국민이듯 대통령 또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김성훈 북부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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