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취약한 도내 구도심·상가거리… 긴급차량 출동 불가능


경기지역 구시가지와 주요 상가거리에 극심한 불법주차가 끊이질 않으면서, 소방차와 응급차 등 긴급차량 출동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오후 1시 성남시 서현역 근처 로데오 거리.

수 백대의 차량이 로데오 거리를 오가고 있었지만 ‘오간다’는 표현은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왕복 2차선에 불과한 골목 양쪽에 불법 주차한 차량과 이를 피해 중앙선을 넘어 이동하는 차량들이 반대편 차량과 만나 경적을 울려대는 등 아비규환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구시가지안은 사실상 주차장에 가까웠다.

공사 관련 차량부터 일반 승용차까지 수많은 차들이 골목을 차지하고 있다보니 사람조차 통행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이 일대는 불법 주차된 차들로 인해 확보된 도로 폭이 고작 3, 4m정도밖에 안되는 곳이 대부분이었고 일부 지역은 도로 폭이 1m에 가까운 좁은 도로도 있었다.

지역주민인 정모(63·여)씨는 “도대체 이 차들이 어디서 오는지 모르겠다. 매번 신고해도 딱지 끊는 모습을 못봤다”며 “싹 다 견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내 지자체에 따르면 구시가지와 로데오 거리는 불법주차로 인한 화재취약지역에 해당 돼 집중 불법주·정차 단속 구역으로 선정 돼 있지만 불법주차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단속을 해도 솜방망이 처벌에, 가장 강력한 수단인 견인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 장안구의 경우 지난 한달간 단속된 차량만 5천991대에 달하지만 견인된 차량은 고작 2대 뿐이다.

차량 등이 불법으로 주차가 돼 있더라도, 일반 차량이 지나갈 수 있으면 견인을 하지 않고 있어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소방당국 관계자들은 난감하기만 하다.

소방차 운행 과정에서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인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은 물론 차차량과 접촉사고가 날 경우 그 비용을 전부 소방차 운행자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소방 관계자는 “특히 골목 끝 코너에 주차돼 있는 불법차량들 때문에 출동시간이 더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피해보는 것은 함께 살고있는 인근 주민들”이라고 말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구시가지 위주로 화재 취약지역을 조사해 다음달부터 강력하게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긴급차량 진입곤란지 인근거주주민들에게 직접 불법 주정차 신고 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창현기자

영상=류준

▲ 10일 우후 수원시 조원동의 한 골목에 불법 주정차로 인해 소방로 확보가 어려운 모습. 노민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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