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은 문재인이다. 문 대통령은 10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선서식으로 출발을 알렸다. 약 3천자 분량의 취임사를 통해 문 대통령은 무엇을 강조했을까. 또한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사와 다른 점은 무엇이었을까.

제13대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제18대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발표한 취임사와 비교 분석해 문 대통령만의 특징을 살펴봤다. 2음절 미만 단어 및 조사나 대명사, 부사 등 의미가 약한 단어는 걸러냈다. 취임사 출처는 대통령 기록관이다.

문 대통령은 그 어떤 대통령보다도 '대통령'이란 단어를 많이 썼다. 34회다. 이전까지 취임사에서 이 단어를 두 자릿수 이상 쓴 대통령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전임자들에 비해 많게는 10배 이상 썼다.

"~~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다짐 때문이다. "모두의 대통령,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 약속을 지키는 솔직한 대통령, 공정한 대통령, 국민들의 서러운 눈물을 닦아 드리는 대통령, 대화하고 소통하는 대통령, 친구 같은 대통령" 모두 문 대통령이 이번 취임사를 통해 약속한 것이다. 여기서 대통령이란 단어가 반복적으로 사용됐다.

'역사' 역시 전임자들과 비교했을 때 문 대통령이 가장 많이 쓴 단어다. 7번 사용했다. 이전까지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장 많이 썼다. 각각 6번이다.

문 대통령은 "불행한 대통령의 역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이 불행한 역사는 종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이번 대선을 두고 한 말이다. 또한 "국민과 역사가 평가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소통'은 이전까지 보기 힘든 단어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만이 "문화외교에 역점을 두어 국제사회와의 소통을 더 원활히 하겠다"며 한 차례 사용했을 뿐이다. 문 대통령은 이 단어를 세 차례 썼다.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세 번 반복해서 말했다.

문 대통령만이 사용한 단어는 무엇일까. 바로 '광화문'이다. 이전 취임사에서 이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고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는 다짐 때문이다. 때로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고도 약속했다. 광화문은 대화와 소통이란 단어와도 맞물려서 사용된다. 문 대통령은 "광화문 시대에 국민들과 가까운 곳에서 대화하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만 쓰지 않은 단어도 있다. '북한'(남북한 포함)이다. 전임자들의 경우 적게는 1번, 많게는 10번까지 사용했던 단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2번, 김영삼 전 대통령은 1번, 김대중 전 대통령은 9번, 노무현 전 대통령은 10번, 이명박 전 대통령은 3번, 박근혜 전 대통령은 5번씩 사용했다. 반면 문 대통령의 취임사에선 이 단어를 찾을 수 없다.

국민, 대한민국, 우리, 나라 등의 단어는 이전 대통령들의 취임사에서 곧잘 반복됐던 단어다. 문 대통령의 취임사에서도 10회 전후로 사용됐다.


분량은 가장 적었다. 문 대통령의 취임사는 총 3천144자로 구성됐다. 조사 범위 내 가장 많은 분량을 기록한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9천1자. 문 대통령과 비교해 약 3배에 달하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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