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폐수 암초에 4년여 지체...바이오·의료 선도 기회 놓쳐

▲ 경기화성바이오밸리 산업지원시설 조감도.
경기도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경기화성바이오밸리(이하 화성밸리)가 정부의 규제로 당초 계획보다 4년 늦게 출범하면서 제2 제3의 바이오밸리가 사실상 물건너갔다.

먼저 자리를 잡은 오송생명과학단지와 강원바이오밸리에 유수기업체가 이전을 했기 때문이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달 28일 ‘경기화성바이오밸리 일반산업단지계획’에 대해 준공인가를 공고했다.

화성 밸리는 도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을 집약해 시너지 효과를 유발하고 경기도 이탈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진 특수목적의 산업단지로 화성시 마도면 청원리 일원에 1천739만8천216㎡(약 53만평)의 면적으로 지어졌으며 의약품, 전자부품, 식음료 등 총 12개 업종의 입주가 가능하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만 아니었더라도 화성 밸리는 이미 유치기업들을 본궤도에 올려놓았을 것이라는 것이라며 관련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화성 밸리는 공장 폐수 배출 문제가 암초로 작용하면서 환경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이를 문제 삼아 2008년부터 논의가 시작된 사업이 약 4년 뒤인 2012년 7월에서야 착공을 시작할 수 있었다.

화성 밸리는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우위를 앞세워 현재 모든 부지에 대한 분양을 완료했지만 입주가 예정된 기업들이 착공을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기까지는 약 1~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기에 바이오산업을 시작한 충청북도의 경우 2008년 오송생명과학단지 준공을 시작으로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2010년 KTX 오송역 개통과 보건의료 6대 국책기관 이전 등으로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오송생명과학단지에는 CJ제일제당, LG생명과학, 메타바이오메드 등 유수의 58개 제약·의료기기업체가 입주했다.

현재 충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오송2생명과학단지(약 100만평)의 경우도 이미 절반 이상이 분양을 마친 상태다.

또 같은 시기에 출발했던 강원바이오밸리 역시 140여개가 넘는 바이오 업체들이 이미 입주를 마치고 강원도의 신성장 산업엔진으로 자리를 잡았다.

앞선 두 바이오밸리에 비해 접근성이 뛰어난 화성 밸리가 당초 계획대로만 진행됐다면 제2,3의 바이오밸리가 이미 진행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화성 밸리 사업이 답보 상태에 놓여있던 지난 2010년(2천777개)부터 2014년(3천941개)까지 화성 밸리에 입주가 가능한 도내 의료, 정밀, 광학기기 및 제조업계 사업체 수는 1천100개 이상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반면 의료용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체 수는 2010년(316개)부터 2014년(352개)까지 36개 업체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상당 수의 의료용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체 기업들이 타 지자체의 바이오밸리나 해외로 이전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가 바이오 산업의 선도적 역할 담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셈이다.

이에대해 도 관계자는 “공장 폐수 문제로 발목이 잡혀 착공이 늦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오래 전 일이라 잘 모르겠지만 화성 밸리 부지가 워낙 커서 5년새 준공 승인을 마쳤으면 사업이 비교적 빠르게 진행됐다고 봐야 한다”며 “일부 업체는 이미 가동이 진행된 상태고 분양도 모두 완료됐기 때문에 화성 밸리가 빠른 시일 안에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완태·오정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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